[REVIEW STREAMING]
[리뷰 스트리밍] '설득'
2022-07-29
글 : 정예인 (객원기자)

넷플릭스 / 감독 캐리 크래크넬 / 출연 다코타 존슨, 코스모 자비스, 니키 아무카버드 / 플레이지수 ▶▶▷

과거에 정박되어 변화를 거부하던 앤에게 예기치 못한 일들이 파도처럼 밀어닥친다. 계급적인 차이로 8년 전 이별을 고한 웬트워스와 재회하면서다. 부유한 해군 대령이 되어 나타난 웬트워스는 그와의 시간을 그리워하던 앤의 마음을 뒤흔들어놓는다. 웬트워스와 헤어진 후 앤은 줄곧 독신으로 지내왔다. 그러나 18세기 영국은 결혼하지 않은 여성에게 가혹한 곳이다. 조건 좋은 남성에게 간택받는 일만이 여성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든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경제활동을 하지 못한 여성들은 실질적인 생존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으로 결혼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렇게 깊이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앤은 주변에 설득당한 스스로에 분노한다. 웬트워스 역시 조건으로 자신을 내친 앤에게 원망의 감정을 내비친다. 다시 만난 앤과 웬트워스의 응어리진 관계가 위태롭게 이어진다.

<설득>은 <오만과 편견>으로 잘 알려진 제인 오스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작품이다. 문학작품을 영화화한다는 것은 때로 과감한 선택과 배제를 요구한다. <설득>은 소설이 지닌 문학적이고 낭만적인 색채를 현대의 로맨틱 코미디로 전환하길 시도한다. 마치 우디 앨런의 인물들처럼 카메라 너머의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거는 앤과 개성 강한 인물들을 앞세워 유쾌한 템포를 이끌어내고자 한 것이다. 문제는 그 장치들이 영화의 주된 제재인 낭만적인 사랑의 서사를 제동하는 요소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원작이 18세기 영국 여성이 처한 현실과 그 속에서 피어난 로맨스에 주목하고 인물의 감정을 정교하게 포착해 고평을 받아왔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영화의 시도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앤의 독백을 비롯한 지나치게 많은 말이 섬세한 감정 묘사를 방해한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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