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디자인과 4학년 장재영(박서함)과 컴퓨터공학과 3학년 추상우(박재찬)는 인연이 깊다. 문제는 그 인연이 악연이라는 데 있다. 두 남자의 악연은 조별 과제에 참여하지 않은 재영을 상우가 빼버리면서부터 시작된다. 결국 F학점을 받아 졸업과 유학이 물거품이 돼버린 재영은 상우를 찾아 동분서주하는데, 운명이 그를 상우 앞에 데려다놓는다. 재영의 동기가 대타 디자이너를 부탁한 모바일 게임의 개발자가 바로 상우였던 것. 재영이 이 제안을 승낙하면서 둘의 관계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설상가상으로 재영이 상우네 옆집으로 이사 오면서 두 사람은 학교 밖에서도 질긴 악연을 이어나간다. 이제 문제는 그 악연이 사랑으로 바뀌는 데에 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왓챠 오리지널 BL(Boy’s Love) 드라마 <시맨틱 에러>가 팬들의 끝없는 애정에 응답하고자 극장판으로 돌아온다. <시맨틱 에러: 더 무비>는 8개의 전체 에피소드를 포함해 드라마에 없던 장면까지 추가해 팬들에게 177분이란 긴 시간을 선물한다. 내용적인 면에서 영화는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어떻게 빠져드는지를 마치 연속 사진을 찍듯 세밀하게 담아낸다. 정반대를 보며 서 있던 두 남자가 점차 서로를 향해 몸을 돌려 껴안기까지의 감정 변화에 집중하다 보면 이 사랑의 동조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다. 자는 얼굴 물끄러미 바라보기, 약 발라주기, 손잡고 달리기 등 로맨스영화의 클리셰가 가진 익숙함으로 BL이라는 장르의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 역시 간지럽지만 납득할 만하다. 신예 배우 박서함과 박재찬은 정확한 캐릭터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최초 공개작으로 예매 시작 1분 만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