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STREAMING]
[리뷰 스트리밍] '결혼의 풍경'
2022-09-23
글 : 정재현 (객원기자)

웨이브 / 감독 하가이 레비 / 각본 하가이 레비, 에이미 헤어조그 / 출연 오스카 아이작, 제시카 채스테인, 니콜 비하리, 코리 스톨 / 플레이지수 ▶▶▶▷

조너선(오스카 아이작)과 미라(제시카 채스테인)는 유치원생 딸 에이바를 둔 10년차 부부다. 어느 날 출장에서 하루 일찍 돌아온 미라는 조너선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더이상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없음을 고백한다. <결혼의 풍경>은 잉마르 베리만의 1973년작 동명의 TV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결혼의 풍경>은 70년대 북유럽을 2020년대 미국인들의 결혼과 이혼 과정으로 옮겨오며 현대사회의 사랑에 관한 다양한 담론을 서사에 편입한다.

조너선과 미라는 폴리 아모리로 사는 이웃 부부와 성적 지향에 관한 서로 다른 관점을 토론하고, 가정 내 관습적 젠더 역할의 변화가 결혼에 끼치는 영향에 관해 고민한다. 조너선과 미라의 지난하고 장구한 대화로만 진행되는 서사를 놀라운 몰입도로 견인하는 것은 치밀한 각본과 두 배우의 연기력이다. 두 캐릭터에 관한 정보가 없는 1화에서부터 각본은 논문 인터뷰나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두 캐릭터의 직업적 특징과 그 특징이 구축한 성격, 서로의 가정환경이 만들어낸 인물의 내밀한 습성과 대화 방식을 보여주며 시청자가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치밀한 각본을 놀랄 만한 생동감으로 체화해내는 두 배우는 캐릭터 사이에 떠도는 냉랭한 공기마저 시청자에게 전한다.

오스카 아이작은 배우 고유의 절륜한 비통함과 산파법의 방식으로 속내를 우회하여 전하는 수동-공격적 남성성을 결합하며 잊을 수 없는 여러 장면을 만들어낸다. 제시카 채스테인은 권태와 소통의 부재 속에 숨 막혀 하는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짚어내며 자칫 이기적으로만 비칠 수 있는 캐릭터의 서브 텍스트를 보다 풍성하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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