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와 ‘코카콜라’를 훌쩍 뛰어넘는 솔직 발언으로 ‘국민 수류탄’이라는 명성을 얻었던 전직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은 낙선한 뒤 고향 강원도에서 재기의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과거 내부 총질을 했던 경력으로 여의도에선 더이상 상숙을 찾지 않지만 상숙은 아직 정계 복귀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상숙의 보좌관이었던 희철(김무열) 역시 직업을 잃고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남편 만식(윤경호) 또한 여전히 백수지만 내조를 이어간다.
<정직한 후보2>의 이야기는 그런 상숙이 갑자기 강원 도지사에 당선되는 것으로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상숙이 물에 빠진 트럭 운전사를 직접 구조했던 일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이 그 계기다. 도정을 맡은 상숙은 특유의 실행력을 바탕으로 단숨에 높은 지지율을 얻지만 재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초심을 잃고 보여주기식 행정과 거짓말을 일삼다 결국 1편에 이어 다시 한번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되는 하늘의 벌을 받게 된다. 그런 상숙을 ‘쉴드 쳐야’ 할 비서실장 희철 역시 같은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다.
전작을 통해 준수한 흥행 성적을 거둠과 동시에 주연인 라미란 배우에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안겨줬던 <정직한 후보>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기본적으론 속내를 숨기지 못하고 직설을 내뱉는 주인공으로 인해 발생하는 웃음이 영화의 기본 뼈대이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현실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의 형태를 띠고 있다. 전작에 이어 연출을 맡은 장유정 감독은 1편으로부터 가져올 것은 가져오고 추가할 것은 추가하며 시리즈 영화의 미덕을 선보인다. 그 과정에서 상숙의 직업은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변했고, 배경 또한 서울에서 강원도로 이동했다. 장소가 강원도인 만큼 조금 더 큰 스케일의 토목, 건축 비리 스캔들이 극의 주요 갈등 소재이며, 거대 기업의 폐수 유출이 초래하는 환경문제와 평창 동계올림픽을 연상시키는 남북 문제가 극중 언급되기도 한다. 이렇듯 <정직한 후보2>는 짧은 영화 한편에 온갖 다이내믹한 사건과 주인공의 여과 없는 발언들이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는 이걸로는 웃음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는지, 여기에 ‘정직한 혀’를 가진 인물을 더 투입하는 선택을 했다. 희철뿐만이 아니라, 원래부터 직설적으로 말을 하는 만식의 여동생 만숙(박진주)이 추가로 매운맛을 얹는다. 결과적으로 한바탕 웃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시리즈 영화의 속편이 완성되었지만, 1편이 미약하게나마 지니고 있던 ‘좋은 정치인’에 대한 질문이 희미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번엔 쌍으로온 거야?" 이번엔 쌍으로 왔다. 거짓말을 못하는 한쌍의 인물들의 브레이크 없는 진심 토크를 기대하시라.
CHECK POINT
<그곳에선 아무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2009)
<정직한 후보2>가 소수의 사람만 거짓말을 못한다는 설정의 영화라면 <그곳에선 아무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두 영화 모두 웃음이 나오는 것은 맞지만 <그곳에선…>의 경우는 조금 더 섬뜩한 측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