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오금이 저려야 하는데 피곤함이 몰려오는 피칠갑의 향연, '늑대사냥'
2022-09-28
글 : 오진우 (평론가)

필리핀에서 검거된 한국인 범죄자들을 한국으로 송환시키기 위해 경찰청은 5만8천t에 달하는 벌크선 프론티어 타이탄호를 호송 선박으로 지정한다. 이 선박의 도착지인 부산항에서 오대웅(성동일)이 이끄는 중앙 해양 특수구조팀은 범죄자 호송선의 모든 보안 및 관제 업무를 전담한다. 한편 선박 안에서 일급살인 인터폴 수배자 박종두(서인국)가 치아 교정기를 이용해 수갑을 풀고 반란을 일으킨다. 무자비하게 살인을 저지르고 선박을 탈취한 종두 일당은 경찰과 대치하기에 이른다. 그 순간 ‘알파’라는 존재가 등장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늑대사냥>은 범죄자 호송 선박 내 반란을 기점으로 펼쳐지는 인물들의 생존 게임을 그린 서바이벌 액션 영화다.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표현의 수위가 높다. 특히 살인 장면이 가감 없이 등장한다. 하지만 살인이 벌어지기 전까지의 긴장감은 없다. 이유는 모든 캐릭터가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금이 저려야 할 살인 장면이 반복되면서 피곤함만 더한다.

영화는 알파를 등장시키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펼치는 2부로 접어든다. 인간 병기인 알파는 <마녀>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을 떠오르게 하며 영화가 신선한 장르인지 의문을 품게 한다. 앞선 1부에서 강렬한 인상을 선보인 서인국의 연기 변신은 알파의 등장과 함께 끝이 난다. 박종두는 영화에서 잔혹성을 표방하는 캐릭터로 소모적으로 기능하며 아쉬운 점을 남긴다. <늑대사냥>은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매드니스 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월드 프리미어로 전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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