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거래완료', 우연히 만난 타인으로 인해 자신의 찰나가 오붓해지는 경험
2022-10-05
글 : 정재현 (객원기자)

<거래완료>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중고 물품 거래가 성행하는 최근의 소비 패턴을 소재로 끌어온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다. 5편의 에피소드는 장르도 무드도 각기 다르지만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인간애를 서로 나누고 우연히 만난 타인으로 인해 자신의 찰나가 오붓해지는 경험을 한다. <2002년의 베이스볼 자켓>에서 전직 포수 출신의 광성(전석호)과 13살 소년 재하는 LG 트윈스 야구 점퍼를 거래하며 인생과 야구의 경중을 논한다. <스위치>는 곧바로 잠들게 하고 바로 잠에서 깨게 하는 가상의 기계 스위치를 거래하는 재수생 민혁(권일)과 예지(채서은)의 <비포 선라이즈>풍 로맨스다. <붉은 방패와 세 개의 별>은 교정직 공무원을 그만두고 로커의 길을 걸으려는 수정(이규현)과 합주실을 새 세입자에게 내주어야 하는 밴드 로실드 엔 쓰리 스타즈가 전자기타를 거래하기 전 이뤄지는 즉흥 합주를 담는다. <사형장으로의 초대>는 사형수 우철(조성하)의 형 집행 전 마지막 소원과 관련된 비디오 게임기를 거래하며 우철에 얽힌 비밀을 밝혀내려는 대학생 기자 나나(최희진)의 취재기다. <크리스마스의 선물>은 등단에 수십 차례 낙방한 석호(태인호)가 신사(이원종)와의 소설 전집 거래를 통해 다시 용기를 얻게 되는 선물 같은 어느 밤에 관한 동화이다.

<거래완료>는 옴니버스 형식을 표방하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는 독립적이라기보다 서로 맞물려 있다. 영화 속 인물들은 서로의 안녕을 빌어주며 여러 에피소드를 교차하는데, 두세편의 에피소드를 가로지르는 인물들은 서로에게 미덥고 친절한 영화의 세계관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3관왕(코리안 판타스틱 감독상, 코리안 판타스틱 관객상,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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