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와 배우 모두 하현상에겐 예기치 못한 시작이었다. 기대 없이 출연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2019)에서 팀 ‘호피폴라’로 우승을 차지했고 그 기쁨을 누리던 찰나, SNS로 <인생은 아름다워>의 오디션 제안을 받았다. “가수가 된 지도 얼마 안됐는데 배우 활동까지 하는 건 무리일 것 같아 거절했었다. 하지만 경험 삼아 해보자는 말씀에 나갔고 나중에 캐스팅 연락을 듣고 정말 놀랐다.” 얼떨결에 시작한 첫 연기였음에도 세연(염정아)의 고3 아들 서진을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건 공통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음악을 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그래서 음악으로 자신을 표출하고 싶은 서진의 응어리에 공감할 수 있었다.” 인물의 감정이 깊어질 때마다 서진은 노래를 부르며 마음을 표한다. 세연의 시한부 판정 소식을 듣고 전화 너머로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부를 때가 특히 인상적인데, 이는 <인생은 아름다워>의 유일한 라이브 신이기도 하다. “울먹거리다보니 노래는 잘 부르지 못했다. 하지만 서진의 상황을 가사에 담아낼 수 있어서 그냥 울 때보다 감정을 전달하긴 훨씬 좋았다.” “순간의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그의 담백한 창법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가수 하현상은 현재 웹 예능 <고막소년단>을 통해 보이그룹 활동을 준비하며 바쁘게 지낸다. 그 와중에 “하동균과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의 노래를 듣고 영화를 보고, 축구도 하며” 자신의 일상을 채워나간다. “영화를 반복해서 보는 걸 좋아한다. 최근에 <그녀>를 다시 봤다. 그렇게 본 작품들이 알게 모르게 내 음악의 자양분이 되는 것 같다.” 연말엔 작업실에 틀어박혀 온전히 음악에 몰입할 예정이지만 기회가 온다면 다시 배우에 도전해보고 싶다. “꼭 음악과 긴밀히 연결된 캐릭터가 아니어도 괜찮다. 다시 한다면 3년 전보다 좀더 잘 준비해서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
FILMOGRAPHY
영화 2022 <인생은 아름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