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산국제영화제]
BIFF #2호 [프리뷰] 루카스 돈트 감독, '클로즈'
2022-10-07
글 : 조현나

<클로즈> Close

루카스 돈트 /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 2022년 / 104분 / 월드 시네마

10월07일/11:30/CGV센텀시티 7관

10월08일/11:30/CGV센텀시티 4관

10월11일/16:30/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숲과 들판을 자유로이 뛰노는 레오(에덴 담브린)와 래미(구스타브 더 바엘러)의 모습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이들의 걸음을 집요하게 쫓지 않더라도 둘 사이의 애틋함을 파악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학교로 돌아간 뒤 레오와 래미의 관계에 묘한 거리감이 생긴다. 둘 사이를 감지한 친구들의 조롱으로 인해서다. 레오는 아이스하키를 시작하면서 교내 남성 그룹 안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애쓴다. 반면에 단짝 래미에겐 조금씩 거리를 둔다. 서운함을 감추지 못한 래미가 레오와 다툼을 벌이고 결국 둘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진다. 그로 인해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짐에도 레오는 별 일 아니라는 듯 태연한 척 일상을 유지한다.

함부로 감정을 발화하지 않는 레오의 태도는 역설적으로 시선, 침묵과 같은 그의 비언어적 수단들에 주목하게 한다. 영화는 레오의 속을 억지로 꺼내 보이는 대신 시점숏을 적절히 활용해 그의 심정을 짐작게 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짓지도 혼란을 잠재우지도 못한 채, 어느새 레오는 한뼘 성장해 있다. 용기 내 래미의 빈자리를 바라보지만 그 시선 끝엔 상실만이 자리하고 카메라는 이를 묵묵히 조명할 뿐이다. <클로즈>는 <걸>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루카스 돈트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감독은 <클로즈>를 통해 청소년들의 성정체성 문제에 다시 한 번 주목했고, 그 과정에서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기록하는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레오의 성장과 더불어 변화하는 계절의 풍경, 시골의 목가적인 모습도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제75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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