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산국제영화제]
BIFF #3호 [프리뷰]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 ‘슬픔의 삼각형’
2022-10-08
글 : 조현나

<슬픔의 삼각형> Triangle of Sadness

루벤 외스틀룬드/스웨덴,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그리스/2022년/148분/아이콘

10월08일/09:00/CGV센텀시티 스타리움관

10월10일/09:30/CGV센텀시티 스타리움관

모델이자 유명 인플루언서인 야야(샬비 딘)에게 호화 크루즈선의 협찬이 들어온다. 야야는 연인인 칼(해리스 디킨슨)과 함께 배에 올라 한가로이 휴가를 즐긴다. 칼은 밖에선 디자이너에게 선택받아야만 런웨이에 설 수 있는 모델이지만, 배 위에선 불평 한마디로 직원을 자를 수 있는 고객이 된다. 두 사람은 크루즈에서 다종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데 사고로 인해 크루즈가 폭파하면서 야야와 칼을 포함한 몇몇만 살아남는다. 이들이 당도한 무인도에선 화폐가 무용해지고 수렵이 가능한 크루즈선의 청소 직원이 단번에 권력자로 탈바꿈한다.

<슬픔의 삼각형>은 SNS를 통해 존재 증명을 하며, 부를 과시하고 젊음과 아름다운 신체를 탐닉함에 주저함이 없는 현대인의 온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자본으로 계급을 나누는 크루즈에서의 모습은 실상 새롭지 않다. 부자와 빈자에 관한 도식적 묘사를 적극적으로 차용한 뒤 이를 반전시키는 과정이 도리어 흥미롭게 그려진다. 배의 전복이 계급의 전복으로까지 이어지는 무인도의 상황이 꽤 인상적인데, 이때 무인도는 인간의 본성에 관해 낱낱이 파헤쳐 전시하는 장소로 변모한다. 청소 직원을 연기한 배우 돌리 드 레온은 크루즈와 무인도에서의 계급적 간극을 더없이 훌륭하게 표현해낸다. 명쾌한 언어와 유머를 동반한 비판이 신랄하게 이어진 뒤엔 씁쓸한 뒷맛이 남는 영화다. 지난 8월 말, 야야 역의 샬비 딘이 질병으로 사망하면서 <슬픔의 삼각형>은 그의 유작이 됐다. <슬픔의 삼각형>으로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더 스퀘어>에 이어 두 번째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게 됐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