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류경수)은 호프집, 고깃집, 대리기사, 공사장 알바 등 서울 생활을 위해 안 해본 일이 없는 20대 취준생이다. 다양한 국가고시를 준비해보기도 했지만 결과는 연이은 낙방뿐. 일말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그에게 최후의 선택은 다름 아닌 무당이 되는 것. 어떻게든 인생 역전을 이루겠다는 일념 하나로 10주 완성 무당 학원을 찾았지만 웬걸, 신은 오지 않고 굿판은 영 어색하기만 하다. 그런 그에게 한 낯선 여성이 찾아와 죽은 아버지와 접신해달라는 묘한 요청을 건네고, 그 뒤로 신남은 장장 9개월 동안 실종 상태에 이른다.
<대무가>는 언뜻 미스터리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러닝타임 내내 경쾌한 박자와 예상할 수 없는 엉뚱한 대화를 선보이며 반분폭소를 이끌어낸다. ‘무당 학원’이라는 독특한 소재는 K-과외 문화를 무속신앙과 연결시키면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직업인으로서 무당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인다. 무엇보다 굿판이 결국 마음속 응어리진 한과 타고난 흥을 융합한 무대와 같다는 점에서 자연스레 힙합 장르를 결합해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포인트를 형성했다. 한때는 스타 무당이었지만 이제는 신이 사라진 마성의 무당 마성준(박성웅)과 무당 학원 에이스인 청담도령(양현민)이 비트에 맞춰 프리스타일 랩을 선보이는 장면에서는 이 영화가 희로애락을 표현하고자 하는 방식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 다만 빌런 손익수(정경호)의 악질적인 범죄를 두고 세 무당이 맞서 싸우고자 펼치는 굿판이 크게 대적하지 못해 충분한 당위성과 개연성을 전달하지 못한다. 또 힙합을 더한 <대무가> 장면은 느슨하게 이루어져 기대만큼 무당 활극으로서의 경험을 전하지 못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