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산국제영화제]
#BIFF 7호 [화보] 함께 보는 영화의 즐거움, 아주담담 ‘시네마투게더: 평론가 및 저널리스트
2022-10-12
글 : 조현나
사진 : 최성열
아주담담 ‘시네마투게더: 평론가 및 저널리스트’ 토크

10월 11일, 영화의 전당 아주담담 라운지에서 아주담담 ‘시네마투게더: 평론가 및 저널리스트’ 토크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시네마투게더의 멘토들, 남다은 영화평론가와 달시 파켓 번역가, 이다혜 씨네21 기자, 정성일 영화평론가가 참석했다. 시네마투게더는 멘토 1명과 멘티들이 한 팀이 되어 멘토가 선정한 4~5편의 영화를 함께 관람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멘토들은 이날 행사에서 시네마투게더의 멘토로 참여하게 된 계기와 자신들이 선정한 영화들에 관해 4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다혜 씨네21 기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정한석 프로그래머의 연락을 받고 시네마투게더 멘토 자리를 흔쾌히 수락했다. 그 동안엔 부산영화제에서 데일리를 만드느라 다른 활동을 할 수 없었는데 모처럼 관객의 입장으로 참여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 역시 여러분들처럼 계속 시간표를 앞에 두고 썼다 지웠다 하며 스케줄을 짰다.(웃음) 아일랜드에 관심이 많아서 함께 볼 영화로 <이니셰린의 밴시>를 택했고, 그밖에 '양조위의 화양연화' 특별전에서 상영하는 <동성서취>를 골랐다. 큰 스크린으로 <동성서취>를 보니 정말 좋더라.”

달시 파켓 번역가는 “예전에 부산영화제에서 관객 심사단을 같이 한 적이 있는데 그게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고, 다른 분들과 재밌는 대화를 나누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멘토로 나서게 된 이유를 밝혔다. 멘티들과 함께 보는 영화의 경우 “아무 정보 없이 영화제에서 만난 영화들이 가끔 더 재밌게 느껴지기도 해서, 유명한 작품 외에도 되도록 다양하게 선택하려 했다. 영화는 <추방된 사람들> <침묵의 장소> <EO> <지옥만세> <공작새>를 골랐다.”

“누군가와 함께 영화 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막상 영화제에서 같이 영화를 보니 좋더라. 같은 시간에 같은 극장에서 함께 관람하는 것이 참 즐거운 일이라는 걸 새롭게 배웠다. 같이 볼 영화를 선정하기 전에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나를 멘토로 택하신 분들은 내 취향을 믿을 거라고 생각해서 첫째로는 내가 보고 싶은 영화들 위주로 추렸다. 그 중 <알카라스의 여름>과 같이 수입이 확정된 작품들은 제외했다. 최종적으로 <에브리씽 윌 비 오케이> <아마겟돈 타임> <노바디즈 히어로> <퍼시픽션>을 골랐고, 마지막 영화는 비밀이다. (웃음)”(정성일 영화평론가)

“평론가임에도 영화제를 잘 즐기지 못하는 편이다. 영화제에 오면 사람들이 어딘가 다 붕 떠있고 그 안에서 같이 떠다니는 것 같아서 안정감을 느끼기 힘들다. 그래도 계속 영화제에 오긴 한다. 막상 다닐 땐 피곤하지만 돌아가는 기차 안에선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곤 한다. 나도 내가 보고 싶은 영화들을 주로 골랐고, 수입된 영화들 중에서도 영화제에서 미리 보고 싶은 욕심이 들어 고른 영화들도 있다. 또 일반 관객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지 않으면 보지 않을 것 영화들, <노바디즈 히어로> <퍼시픽션>과 같은 영화들도 골랐다.” (남다은 영화평론가)

영화계에서 글을 쓰거나 강의를 하거나, 영화를 만들거나 번역을 하며 느끼는 ‘일의 기쁨과 고됨’에 대한 대화도 이어졌다. 남다은 영화평론가는 “처음 <Filo>를 만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책을 받고 담긴 글을 읽을 때의 뿌듯함,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기쁨 같은 게 있었는데 지금은 솔직히 그만큼의 희열이 느껴진다고 말하긴 어렵다. 책임감, 불안감이 큰 상태라 그저 지금의 상황이 잘 지나가길 바란다”고 운을 띄웠다. 달시 파켓 번역가는 “한국 영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영화글을 쓰는 일을 시작했다. 요즘에는 번역할 게 많아서 글을 쓰기 어렵다. 그럼에도 좋은 영화를 계속 보고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성일 영화평론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이번 생이 꽤 괜찮다고 느낀다”며 “관객들도 부산영화제에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영화 친구들을 만난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해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잡지사에 입사한 이래 좋은 일만 있지도, 힘든 일만 있지도 않은 채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 사실 영화제에서 이렇게 잘 아는 분들과 행사를 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이 바닥에서 게속 즐거운 무언가를 하면서 ‘그래도 마냥 즐겁기만 한 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20년 즈음 후에도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이다혜 씨네21 기자의 말과 함께 오늘 행사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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