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영국 방송사시청자조사위원회(Broadcasters’ Audience Research Board, 약칭 BARB)에 가입했다고 10월12일(한국 시간)에 발표했다.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성공을 강조했던 것에 반해, 11월부터 더 자세한 시청 데이터를 BARB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시청 데이터를 ‘삼바TV’와 같은 업체에서 측정해서 공개한 적은 있지만, 공식 기관에서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ARB는 영국의 공영방송사 BBC 및 TP 소속 방송사, 채널4, 채널5, BSkyB, IPA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BARB에 참여하는 시청자들은 TV 세트 위에 시청하는 프로그램을 기록하는 기계를 올려놓고 BARB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한국의 TNMS, 닐슨코리아 같은 원리이나 BARB는 방송사들이 소유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시청 데이터의 톱10만 공개하며 지금까지 자료 공개에 대해 폐쇄적이었던 넷플릭스가 이렇게 행보를 바꾼 건 광고 시장에 정식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광고주들은 넷플릭스 데이터를 참고해 광고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다른 OTT 서비스들도 이 움직임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이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10월7일 미국 메이저 극장 체인인 600개의 AMC, 리걸 및 시네마크 극장에서 일주일간 극장 개봉 이벤트를 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세개의 주요 극장 체인이 대규모 예산 넷플릭스 작품을 상영하기로 합의한 최초의 사례다. 관객은 넷플릭스가 12월23일 플랫폼에 영화를 오픈하기 딱 한달 전인 11월23일부터 29일까지 추수감사절 주말 <나이브스 아웃>의 속편인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을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티켓은 지난 10월10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은 미국,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이스라엘, 호주 및 뉴질랜드의 일부 극장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OTT의 롤 모델로 불리는 넷플릭스가 극장과 TV 시장을 넘보고 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신작 라인업을 처음 소개한 넷플릭스를 따라 티빙, 웨이브가 오리지널을 소개하거나 상영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이제 OTT는 마냥 성장하는 시장이 아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넷플릭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플랫폼은 성장을 위해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미 가입자의 추락을 맛봤고 다시금 성장하기 위해서 TV와 극장을 넘보고 있다. 한국 OTT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