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사건의 생존자이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이하 조총련) 활동가이며, 북한의 세 아들에게 꾸준히 소포를 보내는 어머니. 그의 생을 다룰 때 한 사람, 한 가족 이상으로 영화의 주제가 확장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디어 평양>이 조총련에서 활동한 아버지에 관한 작품이며 <굿바이, 평양>이 북한에 있는 오빠네 식구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당연하게도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오사카에 있는 양영희 감독의 어머니에게로 초점을 옮긴다. 한때 “일본인 사위는 극구 반대!”라고 외쳤으나 인사를 하러 온 일본인 사위에게 어머니는 정성껏 끓인 닭고기 수프를 대접한다. 음식을 나눠 먹으며 이들은 진정한 가족이 된다. 지난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국제경쟁부문 흰기러기상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집행위원회특별상을 수상한 <수프와 이데올로기>가 마침내 국내 개봉한다. 개봉 시기에 맞춰 내한한 양영희 감독과 영화의 시작 단계부터 함께한 그의 남편 아라이 가오루에게 대화를 청했다. <수프와 이데올로기> 단체 티를 맞춰 입고 스튜디오에 등장한 두 사람은 각자의 시선으로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어지는 기사에 양영희 감독과 아라이 가오루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