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BIAF 1호 [프리뷰] 알랭 우게토 감독, '개와 이탈리아 사람은 출입할 수 없음'
2022-10-21
글 : 김소미

개와 이탈리아 사람은 출입할 수 없음 No Dogs or Italians Allowed

알랭 우게토 /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스위스, 포르투갈 / 2022년 / 70분 / 국제경쟁

10월21일 13:30 CGV 부천 4관

10월22일 18:30 CGV 부천 5관

직접적으로 목격하지 않았어도 깊이 연결된것 같은 순간들이 있다. <개와 이탈리아 사람은 출입할 수없음>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물리적 세계에 창작자가 직접 참여함으로써 선조들의 역사 속에 살아 숨 쉬려는 어떤 뭉클한 시도이다. 20세기 초 이탈리아 북부의 우게테라 지역에 사는 우게토 가문 사람들은 혹한기마다 식량난에 직면해 프랑스로 건너간다. 프랑스 터널과 도로 건설 현장이 억척스러움을 마다하지 않는 이탈리아 노동자들의 의지와 체력, 간절함을 반기는 덕분이다. 알랭 우게토 감독은 자기 할아버지인 루이지 우게토의 느슨한 일대기를 그리면서 알프스산맥을 가로지르는 노동 영화이자 가족드라마를 완성했다. 강인하면서도 유쾌한 지략을 발휘해 살아남은 어느 가문의 신화를 전하기에 점토와 판지는 적절한 재료다. 클레이의 따뜻한 촉감이 주먹만 한 감자 하나를 5등분해 나누어 먹는 가족의 모습과 만날 때, 이 영화의 비극은 그나마 견딜 만한 것이 된다. 감독은 무대 위로 자산의 거대한 손을 내밀어 조부모와 협력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애니메이터의 손이 프레임을 침범해 행하는 일이란 신적 조율 따위와는 거리가 멀다. 그가 원하는 것은 그저 할머니가 내민 손톱만 한 커피 한잔을 받아 마시는 다정한 교감이다. 가족의 시간을 재창조하는 애니메이션인 <개와 이탈리아 사람은 출입할 수없음>은 웨스 앤더슨의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그러했던 것처럼 살아보지 않은 시간에 대해서까지 기묘한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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