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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추천작] 티빙 오리지널 '욘더'
2022-10-21
글 : 정재현

티빙 / 감독 이준익 / 극본 김정훈, 오승현 / 출연 신하균, 한지민, 이정은, 정진영 / 플레이지수 ▶▶▶

심장암 환자 이후(한지민)는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작중 배경인 2032년엔 새로운 안락사법이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이후의 조력 자살은 이미 절차와 마음의 준비를 모두 끝낸 그녀의 남편 재현(신하균)에 의해 시행된다. 어느 날 보건국 장기 기증 담당 직원이 재현에게 이후의 사체에서 수급한 정체 모를 칩의 존재를 묻는다. 의문스러운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죽은 이후가 끊임없이 “나 여기 있다”라며 재현에게 영상 이메일을 보내온다. 연속한 혼란에 부닥친 재현은 이후의 또 다른 메일을 따라 미지의 회사 바이앤바이로 향한다. 그곳에서 재현은 이후의 안락사 당일 집에 찾아온 세이렌(이정은)을 만나고, 세이렌은 재현을 환상의 공간으로 인도한다.

그리고 그곳엔 이후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서사가 죽음 다음을 매만지려는 시도는 분야를 불문하고 꾸준히 진행돼왔다. <욘더> 또한 시놉시스를 적자면 삶의 종언 이후 망자가 맞이할 미지의 세계를 상상하고 생자가 망자에 관한 기억을 더듬어 회억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욘더>는 통상의 이야기 이상을 전한다. <욘더>의 사후 세계 중 이후의 세계만은 이후의 기억으로 축조돼 있다. 삶이 곧 기억의 총합이듯 죽음 너머의 세상도 삶과 같이 기억으로 구성돼 있고 그 세상이 망자에 의해 재구성된 곳이라는 점에서 <욘더>는 존재의 소멸 이후에도 끊임없이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다. 안락사가 합법인 <욘더>의 세상 속 연명 방식이 망자의 기억이라는 점 또한 남다르다. <욘더>에서는 연명 결정도 애도와 추모의 방식도 망자의 결단으로 이루어진다. 요컨대 <욘더>는 서사를 통해 망자의 주체성을 살리려는 유효한 시도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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