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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추천작] 넷플릭스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2022-10-28
글 : 이우빈

넷플릭스 / 제작 트리거 / 감독 이마이시 히로유키 / 목소리 출연 겐, 유키 아오이 / 플레이지수 ▶▶▶▶

2077년 캘리포니아 북부, 고담과 같은 범죄도시 나이트시티에 고교생 데이비드 마르티네즈가 있다. 사회 상류층 자제만 다니는 아라사카 아카데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인재지만 가난한 가정환경으로 따돌림을 당한다. 그러던 중 홀로 자신을 키워오던 어머니에게 악재가 닥쳐 가정이 무너지자 데이비드는 나이트시티 뒷골목의 무법 용병 ‘사이버펑크’가 되어 도시 범죄의 한복판에 뛰어들게 된다.

사이버펑크의 계보를 계승하며 2022년의 세태를 적확히 관통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제목에서 나타나듯 <블레이드 러너>와 <아키라>류의 디스토피아 분위기가 두드러진다. 또 <뉴로맨서>로부터 이어져 <공각기동대>에서 부흥한 전뇌, 사이보그, 사이버 스페이스 소재를 사용한다. 다만 전술한 이전 세대의 사이버펑크가 과학 기술에 대한 의구심과 반작용으로 인간의 존재론적 고찰이나 삶의 의미론을 거시적으로 다뤘다면,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는 <총몽>처럼 견고히 나뉜 계급사회에서 발악하는 젊은이들의 미시적인 인생사를 조명한다. 요컨대 데이비드는 아라사카라는 도시 체계의 비밀에 다가설 의지가 딱히 없으며, 다가서지도 못한다. 기계로 신체를 뒤덮으면서도 자신이 인간인지 아닌지 철학적 고민에 시달릴 여유조차 없다. 대신 오늘의 임무와 동료들의 안전, 돈벌이만을 위해 살아야 한다. 이는 20세기라는 거대 담론의 시대가 저문 후 거시적 지향점을 잃어버린 채 일상의 문제와 부유감을 마주하는 작금의 세태와도 같다. 견고한 장르적 세계관에 겉돌며 방랑하는 인물들의 허망함이 O.S.T의 적극적인 사용으로 취득하는 감성. 전반적인 이야기 구성은 <카우보이 비밥>의 톤 앤드 매너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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