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OTT 추천작] ‘테이크 쉘터’ ‘투 러버스’ ‘언커플드’ ‘더 브릿지’
2022-11-11
글 : 이보라 (영화평론가)

<테이크 쉘터>

시리즈온, 왓챠, 웨이브, 티빙

지금이야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 중 한명으로 우뚝 섰지만 한동안 무명으로 지냈던 제시카 채스테인은 2011년부터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테런스 맬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로 관객의 호기심을 산 그는 같은 해 제프 니콜스의 <테이크 쉘터>에서 커티스(마이클 섀넌)의 아내 사만다로 등장해 또 한번 선연한 존재감을 알렸다. 커티스는 성실한 노동자이자 책임감 강한 가장이다. 가족을 지극히 아끼는 그는 어느 날부터 폭풍이 닥치는 불길한 악몽에 시달리고, 점차 극도의 불안감에 잠식된다. 급기야 폭풍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해줄 방공호를 짓겠다며 무리한 일을 벌이는 커티스. 그는 과연 창세기의 노아일까, 아니면 묵시록 속 스러져가는 조촐한 개인에 불과할까. 영화는 불분명하게 배치된 현실과 환상을 통해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노련하게 조작한다.

<투 러버스>

시리즈온, 왓챠, 웨이브, 티빙

제임스 그레이가 <아마겟돈 타임>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안전한 울타리가 연약한 경계였음을 확인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쓸쓸하면서 아름다운 그의 영화 세계에서 늦가을의 소슬한 기운과 특히 어울리는 영화로 <투 러버스>가 떠오른다. 사랑하는 연인과 이별하고 자살을 시도한 남자 레너드(호아킨 피닉스). 간신히 다시 살게 된 그의 앞에 두 여자가 나타난다. 한명은 가족끼리도 잘 아는 산드라(비네사 쇼)로, 상냥한 그는 레너드에게 호감을 보인다. 산드라와 함께하면 건강한 미래가 보장될 것만 같다. 다른 한명은 아름다운 이웃 미쉘(귀네스 팰트로). 이미 불안정한 연애로 아픔을 겪고 있는 미쉘은 레너드에게 의지하면서도 그를 사랑하진 않는다. 그럴수록 미쉘을 향한 마음이 깊어지는 레너드는 다시금 사랑 앞에 선다.

<언커플드>

넷플릭스

미국 시트콤에 관심이 많은 관객이라면 넷플릭스 <언커플드>를 재생해보는 건 어떨까. 쉰살 생일을 앞둔 연인 콜린의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중인 마이클(닐 패트릭 해리스). 첫눈에 반한 후 17년 동안 사랑을 키워온 이들은 주변으로부터 선망과 응원을 받는 커플이다. 평생의 솔메이트라고 믿었건만 콜린은 생일 파티에서 난데없이 이별을 선언하고 마이클은 충격에 빠진다. 다시 사랑할 기회라 여길 수도 있지만 마이클의 공허한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다. 스스로도 오픈리 게이인 닐 패트릭 해리스는 2014년 시즌9으로 종영한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에서 바람둥이 이성애자 남성 역할을 징그러울 만큼 잘 소화하더니, <언커플드>에서 실연에 힘겨워하는 “일부일처제 신봉자” 게이 역할을 맡게 된 점이 흥미롭다.

<더 브릿지>

Apple TV+

<더 브릿지>가 Apple TV+로 공개된다. 아프가니스탄 파병 군인이었던 린지(제니퍼 로렌스)는 폭탄 테러로 부상을 입고 미국으로 돌아온다. 다시 공병으로 복귀하기 위해 재활치료에 힘쓰는 그는 사고 후유증과 과거의 트라우마로 생을 어렵게 버티는 중이다. 린지는 우연히 동네의 자동차 정비기사 제임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와 알게 되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정을 쌓게 된다. <더 브릿지>는 케네스 로너건의 연극 <웨이벌리 갤러리>의 2018년 브로드웨이 버전을 연출한 연극감독 릴라 노이게바우어의 첫 영화 연출작으로 제17회 로마국제영화제에서 장편 데뷔상을 수상했다. 미국 독립영화계를 주름잡는 제작사 A24가 올 하반기 주력하고 있는 작품이자 제니퍼 로렌스의 복귀작으로 큰 기대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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