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와칸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여기 있다
2022-11-16
글 : 김수영

올해 마지막 마블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이하 <와칸다 포에버>)는 티찰라 왕의 죽음에서 시작한다. 강대국은 왕의 죽음을 틈타 와칸다의 비브라늄을 노린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비브라늄 보유국이자 해저의 비밀왕국 탈로칸을 건드리고 만다. 탈로칸의 왕 네이머(테노치 우에르타)는 슈리(레티티아 라이트)에게 함께 전쟁을 일으키자고 제안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와칸다를 먼저 공격하겠다고 위협한다. 블랙 팬서도 없고 아직 충분한 애도도 마치지 못한 와칸다는 강대국과 네이머의 반격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다.

<와칸다 포에버>는 채드윅 보즈먼의 죽음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고 애도한다. 왕의 빈자리를 채우는 건 와칸다의 여전사들이다.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뽐내는 라몬다 여왕(앤절라 배싯)과 슬픔에 빠져 있는 슈리, 아이언 하트 슈트를 직접 만드는 천재 과학자 소녀 리리(도미니크 손)뿐 아니라 오코예, 나키아, 음바쿠 등이 더해져 여느 히어로물에서도 보기 어려운 여전사들의 연대와 전투가 <와칸다 포에버>를 꽉 채운다. 바다 깊숙이 자리 잡은 탈로칸 왕국도 메소아메리카와 마야 문명을 기둥 삼아 근사하게 구현됐다. <와칸다 포에버>는 액션보다 드라마에 더 집중한 이야기다.

스페인 정복자들에게 터전을 잃고 돌연변이가 된 네이머의 전사나 전통을 거부한 슈리가 이루어내는 와칸다의 세대교체, 전쟁의 논리를 따르지 않고 앞 세대와는 다른 선택을 내리는 새 영웅들의 이야기가 161분 동안 펼쳐진다. 영화 앞뒤에 배치된 와칸다의 전통 의식은 여전히 <블랙 팬서> 시리즈의 고유한 볼거리이고, 화려한 새 슈트를 차려입은 어린 영웅들의 활약은 이전과는 또 다른 리듬을 만들어낸다. 쿠키 영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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