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포자들>의 서스펜스는 유빈의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오는 존재의 정체를 유빈이 직접 추리해나가는 데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유빈의 숨통을 조여오는 네 가지 위협은 파혼에 대한 두려움, 현직 교사로서 학생이 저지른 동일 디지털 성범죄를 덮은 죄책감, 과거 가영과의 사생활 영상을 유출한 것, 그리고 사적 영상 유출에 대한 두려움이다. 유빈이 겪는 위협 중 앞의 두 위협은 유빈의 과실이 자명해 장르물로서 주인공의 쪼들린 추리에 관객이 동일시할 여지를 주지 못한다. 이보다 큰 문제는 뒤의 두 위협을 포함한 영화의 태도에 있다. 성범죄 가해자인 유빈이 스스로 동일 범죄의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는 사실에 전전긍긍하며 사태를 해결하려 애쓰는 몸부림에 이입하도록 유도하는 서사는, 관객에게 비윤리적 인물에 이입해야 끝내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부채감과 죄책감을 전가한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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