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6년 1월12일, 정하상(김강우)과 조신철(이문식)의 도움으로 피에르 모방 신부는 서양인 선교사로서는 최초로 조선에 입국한다. 모방 신부는 조선의 성직자 양성을 위해서 신학생을 선발하여 마카오로 유학을 보낼 계획을 수립한다. 최종 선발된 최방제(임현수), 최양업(이호원) 그리고 김대건(윤시윤)은 그해 12월에 마카오로 힘든 유학길에 나선다. 1837년 6월7일, 세명은 마카오의 파리외방전교회 극동대표부에 도착한다. 한양에서 출발한 지 6개월 만이었다. 아직 자신들에게 닥칠 수많은 고난을 생각지도 못한 채 이들은 이곳에서 프랑스 선교사들의 가르침을 받으며 신학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탄생>은 한국인 최초의 가톨릭 사제인 성 김대건 신부의 삶과 죽음을 다룬 최초의 전기영화다. 영화는 세례를 받은 15살부터 순교한 25살까지의 김대건 신부의 삶을 조명한다. 그의 10년의 삶을 모두 보여주려는 영화의 세심함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했다. 여러 에피소드가 단편적으로만 다루어져 극의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여기에 야외촬영분에서 드러난 어설픈 CG는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의 흥미로운 지점은 김대건 신부의 해박한 지리 지식이다. 이는 19세기 말 제국주의 시대로 진입하기 전 그가 선취했던 최첨단의 지식이다. 영화는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헌종의 무기력함을 통해 세도정치의 비극을 보여준다. <탄생>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과 2021년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 선정 기념으로 기획된 영화로, 지난 11월16일 로마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고위 성직자들을 모시고 시사회를 열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