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때가 있지 않나. 남들은 다 아니라고 하는데 나 혼자 괜찮다고 말할 때. 혜진은 남들이 다 별로라고 할 때도 경학을 지켜주고 싶었을 것이다.” 권소현이 연기한 <그 겨울, 나는>의 취준생 혜진은 관객과 같은 위치에서 인생의 혹한기를 버티는 공시생 남자친구 경학(권다함)을 바라본다. 관객은 혜진의 시선에서 때론 경학을 염려하고 때론 경학을 질책하고 싶어진다. “혜진은 취업 이후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경학을 향한 마음 모두가 달라진다. 그래서 정체해 있는 경학을 자꾸만 재촉하고 싶어 한다.” 혜진의 마음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건 권소현이 배역에 쏟아부은 노력 덕일 것이다. 상대역인 권다함과 프리프로덕션 기간에도 일주일에 네댓번 만나며 서로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었고 촬영 전부터 함께 노량진 일대를 답사하며 지역 분위기와 수험생들의 모습을 관찰했다. 혜진과 직장 상사의 일본어 대화 장면 또한 권소현을 통과하며 그 결이 풍성해졌다. “시나리오에는 ‘일본어로 대화한다’ 정도의 간략한 지문만 존재했다. 마침 내가 포미닛 시절 그룹 내에서 일본어 담당이기도 했고 실제 어릴 적 장래희망이 ‘도라에몽 되기’였기 때문에 그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
2016년 포미닛 활동 종료 후 권소현은 커리어에서도 본인의 인생에서도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왔다. 여러 도전 끝에 권소현은 자신을 향한 자신(自信)을 찾았다. 한곳에 오랫동안 앉아 집중하는 데 능한 장점을 살려 그림 그리기라는 일생일대의 취미를 만난 것도 그즈음이다. “자아가 형성되기 전부터 연예 활동을 하다 보니 스스로의 욕구보다는 남들의 니즈에 맞추길 선호했다. 남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자아를 형성하다 보니 나중에 큰 혼란이 왔다. 하지만 이제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
FILMOGRAPHY
영화 2021 <그 겨울, 나는> 2020 <8년> 2020 <런 보이 런> 2019 <생일> 2019 <블랙머니> 2017 <내게 남은 사랑을>
드라마 2022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2019 <미스터 기간제> 2019 <초면에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