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이후 7년 만에 조지 밀러 감독의 신작이 국내 개봉한다. <3000년의 기다림>은 그리스어로 진실을 뜻하는 이름을 지닌 서사학자 알리테아(틸다 스윈튼)가 소원을 이뤄주는 정령을 깨워내며 3천년이라는 광활한 시공간을 넘나드는 러브 스토리다. 알리테아가 이스탄불에서 진행 중인 강의의 이름처럼 영화는 한편의 ‘내러톨로지에의 모험’을 그린다. 3천년 전 자신이 사랑한 여인 때문에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어야 하는 업보를 갖게 된 정령 진(이드리스 엘바)과 알리테아의 여정은 뻔한 장르적 스펙터클에 기대지 않고, 때로는 아무런 대단한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 속에서 이야기의 아름다움을 찾는다. 조지 밀러는 1990년대 후반에 A. S. 바이어트의 단편 신화 <더 진 인 더 나이팅게일스 아이>를 접하고 20여년에 걸친 구상 끝에 장편영화로 탄생시켰다. “천일야화처럼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담겨 있고, 특정 장르로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독창적”이라고 원작을 신뢰한 만큼 영화 또한 어른들을 위한 화려한 ‘알라딘’의 재탄생을 기대하게 만들며,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오스만제국의 문화적 유산과 신화를 재해석한 캐릭터들도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