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신비아파트 극장판 차원도깨비와 7개의 세계', 평행세계보다 귀신의 그로테스크함에 집중했더라면
2022-12-14
글 : 정예인 (객원기자)

하리(김영은), 두리(김채하) 남매가 이번에는 우주를 지배하려는 악당과 맞서 싸운다. 하리와 친구들은 평행세계의 질서를 수호하는 차원도깨비 키비로부터 다차원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우주에는 7개의 평행세계가 있고, 최근 어나더라는 악당이 그 세계의 질서를 무너뜨리려 한다는 게 그것이다. 하리는 마음이 조급하다. 우주에 위기가 닥친 이 시점에 자신과 다툰 후 사라진 두리가 다른 세계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다. 도깨비 금비(양정화)와 함께 차원의 문을 통과한 두리도 어떻게 해야 어나더를 물리친 후 본래 살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지 고민이다. 두리와 하리는 떨어진 시간 동안 어긋났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적을 물리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신비아파트 극장판 차원도깨비와 7개의 세계>는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시리즈의 세 번째 극장판이다. 이번 작품은 TV애니메이션 시리즈와 달리 극장에서 상영했을 때 관객의 이목을 효과적으로 사로잡을 만한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한다. 우선 평행세계라는 한층 거대해진 세계관을 배경으로 설정하여 일상 공간과는 다른 환상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강력한 악당 어나더와 그 부하를 등장시켜 액션 신이 주는 스펙터클을 배가하고자 시도한 점도 눈에 띈다. 그러면서도 서사의 중심에 하리와 두리의 관계를 놓아 가족애에 대한 교훈을 전하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다만 극장판으로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신비아파트> 시리즈가 가진 본래의 재미가 적어졌다. 귀신이 지닌 그로테스크한 감각을 전하거나, 안타까운 원혼의 사연을 소개하고, 악령을 퇴치하는 데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줄어든 것이다. 반면 서사의 클라이맥스를 부각하기 위해 귀신을 기계적으로 들여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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