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슈룹' 문상민
2022-12-15
글 : 이자연
사진 : 백종헌

<슈룹> 배역 오디션을 앞두고 문상민이 가장 바랐던 역할은 궐 밖의 들풀같이 자유로운 구석이 많은 성남대군이었다. 작품에 참여할 수 있기만 바라던 소원은 어느새 가장 원했던 역할로 이루어졌고, 다각도의 고민 끝에 그는 자신만의 고유한 성남대군을 완성해냈다. “각본에서 성남대군은 이미 그 자체로 완벽했다. 각본대로만 해도 목표를 다 이룬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바라본 성남대군을 조금씩 덧대보고 싶었다. 형인 세자(배인혁)와 있을 때, 연인 청하(오예주)와 있을 때, 숙적 대비마마(김해숙)와 있을 때 등 관계마다 성남대군의 다른 포인트를 부각해 입체적인 인물로 보여주고자 했다.”

2년 전 팬들을 위해 제작한 <문상민 24시간 밀착 Vlog>에서 그는 웹드라마 <인어왕자: 더 비기닝>의 대본을 숙지하는 과정을 담았다. 8분10초 분량의 영상에서 대본 공부만 3분가량을 차지했으니 적지 않은 시간이었다. 시험 기간을 맞아 전공 서적을 탐독하듯 대사마다 밑줄을 치고 첨언과 의견을 빼곡히 적어내려갔다. “대본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상상하다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물론 아무리 나 혼자 정해놔도 촬영 현장에 가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그래도 생각의 레이어를 겹겹이 쌓아올리는 것만으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언뜻 학구파 배우로 보이는 그에게 경험해보지 않은 다양한 삶을 연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들이고 있는지 묻자 그는 소설책을 읽는다고 답했다. “소설에는 많은 사람의 사연과 감정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것으로 내가 경험하지 못한 공백을 풍부하게 채우고 싶다.” 진지하게 답하는 그를 보면서 조금 전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로 로맨틱 코미디를 꼽았던 대화가 문득 떠올랐다. 어쩐지 로맨스물에도 퍽 어울릴 거란 확신이 든다. 자신을 속이는 법 없이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준비하는 문상민의 미래가 기대된다.

FILMOGRAPHY

드라마 2022 <슈룹> 2021 <마이 네임> 2020 <인어왕자: 더 비기닝> 2020 <마침내 물들다> 2019 <크리스마스가 싫은 네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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