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노이즈>
넷플릭스
<프란시스 하> <결혼 이야기>를 연출한 노아 바움백이 돈 드릴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신작을 공개했다. 3부로 구성된 영화는 유독가스 공중 유출 사건을 겪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블랙코미디다. 우선 앤디 워홀의 팝아트를 연상시키는 컬러풀한 미장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TV나 라디오에서 접했던 재난이 실제로 한 가족의 삶을 덮치면서 일으키는 불안을 포착한다. 특히 후반부엔 재난 이후 일상화된 불안과 공포를 다룬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평소에 거슬리지 않았던 백색소음이 평온했던 삶에 파문을 일으킨다. “가정은 이 세상 모든 그릇된 정보의 온상이다.” 영화 속 대사처럼 이 가족의 위기는 유독가스가 덮치기 이전부터 시작됐는지 모른다.
<인페르노 속으로: 마그마의 세계>
넷플릭스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이 화산학자 클라이브 오펜하이머의 책 <세상을 흔든 화산 폭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다큐멘터리영화다. 화산을 주제로 한 첫 작품 <라 수프리에르>부터 근작인 <불 속의 연인: 카티아와 모리스 크래프트를 위한 진혼곡>까지 감독은 화산에 꾸준히 관심을 보인다. 감독의 카메라는 지구의 심장을 향하는 동시에 그 사이에 놓인 인간의 마음을 향한다. 사람들은 화산이란 이해할 수 없는 자연에 믿음을 통해 다가가고자 한다. 극단의 예로 북한의 모습을 담아낸다. 백두산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지도자에 대한 일종의 신화와 이에 대한 인민들의 강력한 믿음은 영화가 담아내는 화산에 다름 아니다. 검붉은 용암은 노래와 어우러지며 장관을 이룬다.
<해안가로의 여행></h3>
시리즈온, 티빙, 웨이브
어느 날 미즈키에게 3년 전 바다에서 잃은 남편 유스케가 돌아온다. 유령과 흡사한 존재가 된 유스케는 미즈키에게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남편이 제안한 여행지 코스는 그의 지난 3년간의 행적이다. 영화는 이 여정을 아내의 시선으로 톺아보는 과정을 담아낸다. 삶과 죽음을 한 공간에 녹여내는 구로사와 기요시의 탁월한 연출이 돋보인다. 활기가 넘쳤던 공간은 시간이 멈춘 폐허의 공간으로 순식간에 바뀌거나 빛을 조절하여 망자를 소환하는 등 영화는 섬뜩한 기운을 만든다. 미즈키는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 망자들을 통해 자신과 유스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는 지금껏 눌러왔던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는 심리 치료의 여정이기도 하다.
<다프트 펑크 언체인드>
왓챠
2021년 2월22일 ‘에필로그’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하고 돌연 해체를 알렸던 전자 음악 듀오 다프트 펑크. 살아 있는 전설이 된 이들의 음악 여정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 다큐멘터리영화를 감상하길 추천한다. 고등학교 시절 ‘달링’이란 밴드를 결성하고 받은 혹평은 “멍청한 불량 음악”(daft punky thrash)이었다. 혹평에서 팀명을 가져올 만큼 펑크 정신으로 무장했던 이들은 단순히 음악만 잘 만든 것이 아니라 음악을 잘 선보이는 번뜩이는 기획자였고 음반사와의 계약에 휘둘리지 않는 강력한 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영화에 스파이크 존즈, 미셸 공드리, 마쓰모토 레이지, 퍼렐 윌리엄스, 나일 로저스 등 각 분야 최고의 예술가들이 등장하며 이들과의 작업기를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