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 크리에이터 조엘 필즈, 조셉 와이즈버그 / 감독 크리스 롱, 케빈 브레이, 귀네스 호더 페이튼 / 출연 스티브 카렐, 도널 글리슨 / 플레이지수 ▶▶▶
심리 상담사 앨런(스티브 카렐)에게 새 환자 샘(도널 글리슨)이 찾아온다. 앨런은 내담자 샘의 태도가 영 탐탁지 않다. 항시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터라 눈을 마주치기도 힘들고 본격적으로 내심을 파고들려 하면 화제를 돌리기만 한다. 샘의 상담 성과가 요원해지려던 찰나 상황은 예상치 못한 국면으로 전환된다. 앨런이 집 앞에서 습격당한 후 납치된 것이다. 눈을 뜬 그는 웬 가정집의 독방에 갇혀 있고 발목엔 족쇄가 채워져 있다. 이윽고 앨런의 감금에 샘이 연루돼 있음이 밝혀지면서 둘은 못다 한 상담을 이어나간다. 아버지의 학대 탓에 강한 충동 장애에 시달리는 샘, 아내의 죽음으로 아들과 반목을 겪고 있는 앨런이 서로의 트라우마를 직면하기에 이른다.
<그 환자>의 화두는 ‘관계’다. 표면적으론 상담사 앨런과 내담자 샘의 관계가 주요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앨런은 샘의 부자 관계를 탐구하는 동시에 본인의 부자 관계를 돌아본다. 또 사별한 아내, 옛 상담사, 아들과 딸, 나아가 유대인으로서 유대인 집단과 형성했던 관계도 다시금 숙고하게 된다. 샘 역시 전처나 어머니, 직장 동료, 은사와의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그렇게 인드라망처럼 엮인 관계 속에서 필연적으로 상처받는 인간사의 숙명과 해결법이 강조되는 것이다. 이는 <그 환자>가 기본적으로 밀실 감금이라는 스릴러 장르를 표방하면서도 깊고 진득한 드라마를 구현할 수 있는 중핵이 된다. <석세션> <워킹데드> <크리미널 마인드> 등 굵직한 시리즈를 맡아온 연출진이 원숙하고 팽팽한 연출로 드라마의 진중함을 뒷받침한다. 무엇보다 주연을 맡은 스티브 카렐과 도널 글리슨의 연기 호흡만으로도 <그 환자>를 살펴볼 이유는 충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