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0일(현재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열렸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이하 HFPA)가 주관하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겹친 다양성 부족 및 뇌물, 비리, 성추행 등 스캔들에 휘말려 2년 동안 제대로 된 시상식을 치르지 못했다. 2021년 “시상식 투표권을 가진 87명의 회원 중 흑인 회원은 단 한명도 없다”는 <LA 타임스>의 폭로가 있은 뒤 배우 톰 크루즈의 트로피 반납, 홍보사 및 에이전시의 보이콧, <NBC>의 골든글로브 시상식 중계 거부 등 거센 후폭풍이 이어졌고, HFPA는 다양성 관련 전문가를 고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HFPA는 전체 97명의 회원 중 유색인종 회원의 비율을 높였으며, 투표권을 가진 비회원 103명을 해외에서 영입해 시상식의 공신력을 높였다.
2년 만에 돌아온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대한 미디어의 평가는 반반이다. <USA 투데이>는 HFPA가 여전히 작은 규모의, 백인 중심적인, 스캔들 많은, 불가해한 조직일 뿐이라며, 새로 영입한 회원들이 조직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골든글로브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은 영향력도 재미도 줄어들고 있는 다른 시상식들에 대한 냉소로 이어졌다. <타임>은 베니스국제영화제 초청작인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더 웨일>로 골든글로브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일찌감치 시상식 불참을 선언한 브렌던 프레이저의 이야기를 꺼냈다. 2003년 HFPA의 필립 버크 회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프레이저는 후보가 발표되기 이전부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됐다. <타르>의 케이트 블란쳇, <드롭아웃>의 어맨다 사이프리드, <옐로스톤>의 케빈 코스트너 등은 수상자임에도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리파이너리29>는 양자경의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 수상을 두고,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구원자”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양자경의 수상이 HFPA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해줄 순 없다”고 덧붙여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귀환이 가능했던 이유와 빛났던 순간들이 수상자들에게 빚지고 있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