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다운 게 뭔데?!?>
넷플릭스
영화에 관련한 다큐멘터리, 그중 영화사와 과거 영화계가 의도적으로 표백한 영화사를 재서술하는 다큐멘터리는 언제나 시네필의 환호를 부른다. <흑인다운 게 뭔데?!?>는 영화평론가이자 흑인 영화사 연구자인 엘비스 미첼이 직접 제작, 연출하고 내레이션까지 도맡은 흑인 영화사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흑인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기인 1970년대에 중점을 두며 그간의 영화사 서술이 얼마나 백인의 취향대로 저술됐는지를 수많은 푸티지와 인터뷰 인서트로 고증한다. 새뮤얼 L. 잭슨, 로런스 피시번, 우피 골드버그, 젠데이아 등 흑인 배우들이 직접 출연해 자신들이 영화계로 진로를 확정하는 데 그리고 오롯한 개체로서 자아를 형상하는 데 당대의 블랙 무비들이 얼마만큼 영향을 끼쳤는지를 충실히 고백한다.
<보호구역의 개들> 시즌2
디즈니+
언뜻 쿠엔틴 타란티노의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1992)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의 드라마 <보호구역의 개들>은 앙상블 주연들의 이야기라는 점을 제외하곤 영화와 전혀 다르다. 오클라호마 원주민보호구역에 사는 10대 청소년인 엘로라, 베어, 윌리 등은 보호구역을 벗어나 자신들이 생각하는 환상의 땅인 캘리포니아로 떠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범죄 갱을 결성한다. 드라마는 캐릭터들의 특성을 똑 닮았다. 조바심과 초조함으로 가득한 10대의 특성처럼 스토리는 매번 어디로 튈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또한 드라마가 배경으로 삼는 지역의 특성을 왜곡하지 않고 재현하기 위해 모든 배역과 프로덕션팀은 미국 원주민 지역 출신들로만 구성했다.
<오프라 + 바이올라: 넷플릭스 스페셜 이벤트>
넷플릭스
제65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비올라 데이비스가 베스트 오디오북 부문을 수상하며 EGOT(에미상, 그래미상, 오스카, 토니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비올라 데이비스를 그래미 수상자로 만든 그의 자서전 <Finding Me: A Memoir>는 아직 국내 번역본으로 정식 출간되지 않았다. 책 내용이 궁금한 이들은 <오프라 + 바이올라: 넷플릭스 스페셜 이벤트>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오프라 윈프리는 비올라 데이비스의 자서전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아 자신의 북클럽 도서로 이 책을 선정하고 책의 내용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 동안 데이비스는 자서전의 내용을 근거로 극빈 속에서 자랐던 자신의 과거와 그 속에서 끊임없이 자아를 세우려 투쟁했던 시간들, 배우가 된 지금의 연기론 모두를 마치 자신의 연기처럼 강력한 감정으로 호소한다.
<크레이지 컴페티션>
왓챠
억만장자 움베르토는 80살 생일에 돈만 밝히는 것으로 보이는 자신의 이미지를 탈피할 방법을 고민한다. 이윽고 그는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불후의 명작을 제작해 자신의 이름을 후대에 남기고자 한다. 그는 노벨 문학상 수상작 <라이벌>의 판권을 사고, 유수의 영화제를 휩쓴 감독 롤라에게 전권을 주며 영화 제작을 권한다. 롤라는 최고의 스타 배우 펠릭스와 정통을 고수하는 배우 이반을 주연으로 캐스팅한다. 조합만으로도 영화제 최고상 트로피는 따놓은 당상인 듯한 <라이벌>은 제작 과정에서부터 난항을 겪는다. 롤라, 펠릭스, 이반은 끊임없이 신경전을 벌이고, 셋은 돌아가며 기행을 일삼는다. 이들의 난리법석은 러닝타임 내내 관객의 실소를 부르다 이내 예술이란 미명 아래 자행되는 수많은 추태를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