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영화 <바빌론>
해가 떨어지기 직전, 기적과도 같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그 ‘찰나의 순간’은 내가 이 모든 것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와인과 맥주 사이
집 한쪽에 늘어나는 와인병 개수에 ‘집에 있는 거나 먹고 새로 사든가’라는 아내의 잔소리 또한 늘어난다. 하지만 “셀러를 채우는 와인들은 당신 옷장 안의 옷과 같이 늘 부족하고 아쉽다. 새로운 애들이 필요해”라는 말에 아내가 나를 깊게 이해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와인으로 시작해 마무리로 캔맥 하나, 행복한 날을 완성한다.
음악 <캔디> vs <캔디>
우리 집은 리메이크곡으로 분쟁 중이다. 나는 H.O.T.의 <캔디>를, 딸은 NCT DREAM의 <캔디>를 지지한다. 두 노래의 가치 논쟁은 2 대 2로 양분되는 1970년대생과 2000년대생 가족 구성 때문에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얼마 전 015B의 <이젠 안녕>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이젠 안녕>으로 새로운 대립이 시작됐다. (딸의 최애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다.)
OTT <오퍼: 대부 비하인드 스토리>
정주행 후 사그라들지 않는 흥분에 밤새 <대부> <대부2>를 연이어 봤다. <대부>가 더욱 경이롭게 느껴졌다. 역대 최고의 <대부> 관람이었다.
<피랍>
2020년 1월. <피랍> 해외 촬영지 헌팅을 마치고 밀라노발 비행기로 돌아왔을 때 밀라노에 코로나 환자가 대거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바로 며칠 전 우리가 있었던 곳인데….” 얼마 후 코로나가 전세계를 덮쳤고 그 즉시 <피랍>의 모든 일정도 중단됐다. 모든 게 멈춘 듯 싶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피랍> 후반작업이 한창이다. 3년 전 나는 코로나가 이토록 오랫동안 우리를 힘들게 할 줄 몰랐다. 그리고 <피랍>을 마침내 완성하게 될 줄도 몰랐다. 과연 버티면 이길까. 아직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