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중에 <던전 앤 드래곤>의 팬은 누구인가.
존 프랜시스 데일리 우리 셋 중에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던전 앤 드래곤>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보냈을 것 같다. 14살 때 처음 이 게임을 알게 되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6년 전쯤부터 다시 플레이했다.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레트로 스타일의 판타지 어드벤처인데 시대에 맞춰 변화하려는 할리우드의 시도를 잘 담아냈다. 특히 캐스팅에서 다양성에 더해 의외성을 찾을 수 있었다. 에드긴의 사이드 킥(조력자)인 홀가가 인상적인데, 예전 같았다면 덩치 큰 남자배우가 펼쳤을 액션을 바바리안 여전사가 대신했다.
미셸 로드리게스 어렸을 때 TV에서 쉬라를 본 기억이 깊게 남아 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여전사 이미지는 오랜 시간을 거치며 내 안에 남아 있었다. 그 이미지를 바탕으로 바이킹 여전사 홀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홀가와 달리 쉬라는 성적인 면이 많이 부각된다는 점이 다르다. 액션 장면을 위해 근육량을 7kg 정도 늘렸다.
캐릭터간의 호흡이 좋다. 에드긴과 젱크, 도릭과 사이먼, 특히 홀가와 에드긴의 조합이 좋다. 홀가가 도끼를 휘두르고 덩치가 우람한 이들을 해치우는 사이, 에드긴은 옆에서 손목에 묶인 포승줄을 끊어내기에 바쁘다.
크리스 파인 에드긴은 낙천주의자고 계획이 계속해서 실패하더라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음유시인이다. 에드긴은 악당을 처리하기보다는 악당이도록 둔다고 할까? 이 영화의 장점 중 하나는 캐릭터가 복잡하지 않다는 것이다. 관객은 캐릭터가 보여주는 그대로를 믿고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 클래식한 영웅담을 팝콘무비로 만들기 위해선 이런 캐릭터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존 프랜시스 데일리 중요한 건 감정과 지성과 의지를 가진 전인격적인 성격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 행동으로부터 성격을 유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조너선 골드스틴 각본을 쓸 때 우리가 정한 최우선 순위는 캐릭터였다. 관객이 믿고 응원할 수 있는 캐릭터를 정한 뒤에야 스토리에 투자할 수 있었다.
에드긴과 홀가가 반대되는 캐릭터라면 도릭과 사이먼은 마법을 다루는 공통점 외에도 도릭은 타인을, 사이먼은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신뢰에 대한 문제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저스티스 스미스 그렇기 때문에 사이먼이 도릭에게 이끌렸던 것 같다. 사이먼이 도릭에게서 자신과의 공통적인 불안을 읽어내지 않았을까?
소피아 릴리스 (웃으며) 사실 나는 사람을 너무 잘 믿어서, 사람을 믿지 못하는 역할을 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촬영 로케이션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제레미 라참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이전에 우리는 거대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고대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북아일랜드의 절벽이 전하는 거친 풍광이 영화의 분위기와 잘 맞았고, 뜨고 지는 해마저도 완벽했다. 프로덕션 디자인과 시각효과 모두 실재하는 공간을 참고로 만들어졌다. 영화가 리얼한 느낌을 전달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존 프랜시스 데일리 운 좋게 아이슬란드에서 화산이 분출하는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는데 영화를 보면 그게 진짜 화산 분출인지 그래픽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 밖에도 영화에 등장하는 성들도 실제로 웨일스와 잉글랜드 지방에 존재하는 건물들이다.
<브리저튼>의 여성 팬들은 로맨틱한 장면을 기대했을 텐데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겠다.
레게 장 페이지 관객이 이 영화의 예상치 못한 재미를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각본을 처음 읽었을 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열정과 페이소스, 그리고 예상 밖의 유머가 있다.
예상 밖의 유머라고 말하니 젱크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난다.
레게 장 페이지 그 장면은 촬영장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크리스의 농담에 나 역시 농담으로 맞서곤 했는데 배우들 사이의 허물없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영화에서도 잘 보여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