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 크리에이터 존 파브르 / 출연 페드로 파스칼, 케이티 새코프 / 플레이지수 ▶▶▶▶▷
딘 자린과 그로구가 돌아왔다. 시즌2의 마지막에서 그로구는 제다이 수련에 임하기 위해 딘 자린과 헤어졌다. 하지만 시즌2.5 격인 스핀오프 시리즈 <북 오브 보바 펫>에서 딘 자린에게 돌아와 만달로어인의 길을 걷게 된 상황이다. 재회한 둘의 첫째 목적은 딘 자린의 ‘만회’다. 딘 자린은 절대 헬멧을 벗으면 안된다는 만달로어인 정통파의 계율을 시즌2 막바지에 어기면서 추방당했다. 만회 방법은 만달로어 행성의 생명수에 몸을 씻는 것이다. 이에 딘 자린은 제국에 오염되어 접근이 불가하다는 만달로어 행성으로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과거 만달로어를 통치했던 보-카탄 크리즈와 협업한다. 그리고 소문과 달리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만달로어의 상황을 목격한다.
20세기 <스타워즈>는 뚜렷한 선과 악의 구도, 이른바 라이트 사이드와 다크 사이드의 대립을 기둥으로 삼았다. 포스로 비유되는 선함에의 신념을 신공화국 세력에 투영하며 혁명 서사를 이끈 것이다. 하지만 신공화국 체제도 마냥 아름답진 않아 보인다. 시리즈 3화에 그려지듯이 신공화국 고위 인사들은 체제와 무관하게 본인의 기득권만 챙긴다. 또 과학 기술을 국가적 편의에 맞춰 이용하는 모습에서 제국과 신공화국은 별 차이가 없다. 우주 시민의 살림과 치안도 썩 나아진 것이 없다. 즉 <만달로리안>은 특정 신념만으로 세상을 구원하거나 악을 재단할 수 없다는 혁명 이후의 문제를 다룬다. “포스가 함께하길”을 잇는 명대사, “이것이 우리의 길이다”는 겉멋이 아니다. 신념의 승리보단 신념의 가치를 다루는 21세기 <스타워즈> 세계관의 중핵인 셈이다. <스타워즈>의 설레는 스페이스 오페라를 계승하면서도 딘 자린이란 하나의 인물을 지표 삼아 시대적 변주를 꾀하는 솜씨가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