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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추천작] ‘방과 후 전쟁활동’
2023-04-07
글 : 정재현

티빙 / 감독 성용일 / 극본 윤수 / 크리에이터 이남규 / 출연 신현수, 이순원, 임세미, 김기해, 이연 / 플레이지수 ▶▶▶

전세계 상공에 미지의 구체가 뜬 지 1년. 구체의 정체가 밝혀진 바 없어 세상엔 무성한 추측과 기현상을 활용해 돈 벌 궁리를 하는 자들만 나돌 뿐이다. 수능을 눈앞에 둔 성진고등학교 3학년 2반 학생들은 불안정한 시국으로 수시가 취소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뿐만 아니라 국가총동원령에 의해 고3 학생들은 희망자에 한해 방과 후 군사훈련을 받아야 하고, 이에 동의한 학생들은 대입 가산점을 부여받는다는 뉴스도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새 정책에 적응할 새 없이 3학년 2반은 3중대 2소대가 되고, 학생들의 군사훈련 지도를 위해 이춘호 중위(신현수)가 부임한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하일권 작가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포털 사이트에 연재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10년의 시차를 두고 드라마로 재탄생한 <방과 후 전쟁활동>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드라마 또한 디스토피아 전시(戰時) 상황을 통해 은연중 현대 한국 사회의 징후를 드러낸다. 입시는 전쟁이라는 관용구가 드러내듯 생존주의에 근거해 하루하루가 급박한 고3 수험생의 삶은 곧잘 전쟁 상황과 동치된다. 구체의 엄습으로 인한 일상의 마비는 원작 출간 당시엔 상상할 수 없던 드라마 밖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자연스레 반영한다. 그리고 자신보다 약한 학생들을 총알받이 삼아 제 살길만 도모하는 드라마 속 성인들은 지난 몇년간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재난과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3학년 2반 전원은 저마다의 사연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각각의 에피소드는 훈련과 전장에 동원된 학생 각자의 이야기를 알맞게 분배하고 급우들간 얽히고설킨 관계를 다양하게 변주하며 아비규환 속에서도 플롯의 다양성을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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