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시와 함께 전주씨네투어 사업을 진행한다. 이중 ‘전주영화X마중’은 한국 독립영화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배우들이 다수 소속된 눈컴퍼니의 배우들과 협업하는 프로그램으로, 소속 배우들이 직접 서로의 출연작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마중클래스’와 전주라운지 토크스테이지 야외무대에서 관객들과 직접 대담하는 ‘마중토크’로 구성된다. 5월 1일, ‘선 넘는 배우들’이라는 제목 하에 이상희, 우지현, 이민지, 강길우(왼쪽부터) 배우가 참여한 네 번째 마중토크가 열렸다. 이들은 서로를 ‘독립영화계의 고인물’이라 칭하며 이번 영화제에 초대된 각자의 영화를 소개하고 영화제에 관한 추억을 들려주었다. 또한 배우들은 직접 준비한 퀴즈를 관객에게 출제해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근로자의 날 기념 민주노총 산하 노동자들의 대열 행진이 동시에 벌어지던 다소 어수선한 현장에서도, 네 배우는 절륜한 입담으로 행사 끝까지 객석을 사로잡았다.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와 함께 마중토크의 공동 진행자를 자처한 이상희는 이날 가장 높은 웃음 타율을 자랑했다. <소년심판>, <지금 우리 학교는> 그리고 차기작 <로기완>까지 넷플릭스 제작 드라마에 빈번히 출연한 이상희는 넷플릭스를 향해 “나한테 잘 좀 해줘라. Show me the money!”라 성토해 강렬한 햇빛이 비치던 야외무대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영화제에 초청받으면 소화해야 할 일정이 고되긴 하나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상태로 이내 즐거워진다”라는 이상희는 관객들에게 “우연히 길에서 만나면 눈인사하고 안부 나누자”며 확실한 팬서비스를 선보였다.
데뷔작 <새출발>(2014)로 전주국제영화제를 처음 방문했던 우지현은 첫 영화제 방문 당시 매일의 술자리와 행사들이 신기하고 긴장됐다며 신인 시절 풋풋했던 마음을 관객들과 공유했다. 그리고 상영작 <더스트맨>(2020)을 소개하며 이 영화에 강길우도 출연한다고 말한 뒤 ‘이것이 독립영화 멀티버스가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날 우지현은 단 한 명의 관객과 GV를 진행한 적 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들려주었다.
11년 전 재학 중이던 학교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전주국제영화제에 방문한 이후 두 번째 전주 방문이라 밝힌 이민지는 스스로를 ‘독립영화계의 암모나이트’라 밝히며 독립영화에 대한 애정을 고백했다. 최근 TV 드라마에서 왕성히 활동한 이민지는 올 여름 오랜만에 유시형 감독과 장편 독립영화를 찍는다는 소식을 전해 관객들의 기대를 자아냈다.
6년 연속으로 전주국제영화제를 찾는 강길우는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의 일정이 어떻냐는 질문에 “솔직히 상당히 피곤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전주국제영화제와 동시에 열린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서 강길우를 보러 전주까지 왔다는 팬의 얘기를 듣고 “행복하다, 너무 행복하다”며 자신의 발언을 급히 선회해 폭소를 자아냈다. 강길우는 영화제를 “관객도 관계자도 서로의 심박수가 함께 높아지는 곳”으로 비유해 동석한 배우들의 감탄을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