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마일리 사이러스 <Flowers>
사실 미국 팝도 K팝도 잘 모른다. 마일리 사이러스도 이름만 알고 잘 몰랐는데, <Flowers>가 귀에 꽂혀 제목을 검색해본 후 자주 듣고 있다. 복고풍의 멜로디와 허스키한 목소리, 무심한데도 강렬한 창법이 참 좋다.
<성난 사람들>
이틀 만에 다 봤는데 다시 보려고 한다. 글도 연출도 연기도 최고. 짱 재미.
<절연>
정세랑 소설가가 기획한 소설집. 아시아 9개국의 9명의 작가가 ‘절연’을 키워드로 쓴 소설들을 엮었다. 작가들의 인사말이 한줄씩 적힌 첫 페이지부터 참 좋다. 알피안 사아트 작가의 말처럼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가만히 있기
‘뭐 해야 하는데, 뭐 해야 하는데’ 생각만 하면서 행동하지 않아서 자책할 때가 많다. 그런데 얼마 전 멍하니 앉아 있을 때 문득 행복감이 밀려온 적이 있었다. 이후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땐 그냥 가만히 있기로 결심했다. 다만 반듯한 자세를 원칙으로 한다.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은 상태가 아니라, 반듯하게 누워 있는 상태. 소파에 늘어져 있는 자세가 아니라, 반듯하게 앉아 있는 자세. 명상이라고 할 순 없지만 마음은 차분해진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의 여운이 길게 남아 있다. 여러 작품들에 강한 자극과 위로를 많이 받았다. 심사했던 국제경쟁에선 수상작인 <돌을 찾아서> <구름에 대하여> <올란도, 나의 정치적 자서전>과, 수상은 못했지만 <부재>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이 작품들에 대해선 이미 많은 대화를 나눠 심상이 언어로 정리가 되었는데, 정리되지 않은 채 마음에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월드시네마 부문의 <트렌케 라우켄>인데, 후반부 방랑의 이미지가 자꾸만 어른거리고 마음이 시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