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네21>이 트위터 토크룸에서 개봉작 감독, 배우들을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토크룸은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영상 라이브 방송입니다. 생방송이 끝난 뒤에도 <씨네21> 트위터 계정(@cine21_editor)을 통해 다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최후의 메시지를 향해
“<라방>에 입장하시겠습니까? 웰컴 투 헬!” 라이브 방송으로 범죄를 벌이는 자칭 ‘아티스트 컬렉터’ 젠틀맨을 연기한 박성웅 배우가 극 중 대사를 활용해 토크룸의 시작을 알렸다. 젠틀맨이 말하는 ‘지옥’에 초대된 이는 동주(박선호)와 그의 여자 친구 수진(김희정). 젠틀맨이 자신을 찾아온 후배 수진의 모습을 동의 없이 생중계하고, 수진이 실시간으로 불법 촬영 피해를 입고 있음을 동주가 알아차리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속도를 더한다. 김희정 배우가 “무거운 소재로 인해 고민이 많았지만 선한 감독님을 믿고” 작품에 임했다고 고백했듯이 <라방>은 결국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박선호) 이야기를 지향한다. 최주연 감독은 그 방법을 설득하기 위해 인물의 그림자로 선정적인 이미지를 대신하거나, 실제 악성 댓글을 방불케 하는 텍스트들이 “어떤 장면보다 자극적이고 잔인한”(김희정) 충격을 줄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분홍색 시계의 비밀은?
스트리머와 시청자의 대결이 러닝타임을 책임지는 만큼 박성웅과 박선호는 서로를 보지 못한 채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해야 했다. 그들이 누비는 공간의 성격은 곧 캐릭터를 대변한다. “라이브 방송을 하려면 시선을 사로잡아야 하잖아요. 벽지도 화려하게, 조명도 붉게 갔던 것 같아요. 의상도 일반적인 색상이 아니죠. 시계도 핑크였고. 나중에 보면 그 이유가 다나와요. 영화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박성웅) 한편 동주는 단출하면서도 애정이 깃든 원룸에 산다. 박선호, 김희정 배우는 “어색함을 극복하고자 달달한 팝송을 틀어놓고”(박선호) 셀카를 찍거나 “카메라만 세팅한 후 커튼을 치고 스티커 사진을 촬영” (김희정)하면서 집 안 곳곳에 커플 사진을 붙여둔 동주의 방을 구현했다. 박성웅은 익명의 시청자 역할로 <라방>을 채워준 얼굴들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제작사 대표님의 부탁을 받은 지인들이 영화에 쓰일 영상을 찍어 보내주셨어요.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 남자의 아이디
“젠틀맨뿐만 아니라 어쩌면 모든 사람이 쓰고 있는 것!” 김희정 배우는 <라방>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가면’이라는 키워드를 이렇게 해석했다. 박성웅이 젠틀맨으로 분하면서 LED로 번쩍이는 가면, 한쪽 눈과 하관을 가리는 해골 가면 두 가지를 착용했다면, 동주 역의 박선호는 모니터 속에서 ‘ID 486’이 되었다. 그는 그 숫자가 무얼 뜻하는지 토크룸 당일에서야 알게 됐다고. “486은 동주가 자동으로 배정받은 번호인데, 삐삐를 쓰던 감독님 세대에는 그게 ‘사랑해’를 의미한다고 하더라고요.” 삐삐를 사용해보기는커녕 자료 화면으로만 접해봤다는 박선호, 김희정을 보며 박성웅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뒤이어 배우들이 생각하는 명대사들이 언급됐다. “가장 크게 와닿았던건 ‘수진이잖아’라는 대사예요. 동주가 처음부터 끝까지 달려가는 모든 이유가 그 대사에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동주가 친구와 다투며 내뱉는 한마디를 꼽은 박선호를 향해 박성웅이 미소 지었다. “486 맞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