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영화 <RRR>
몇번을 보고 또 봐도 참 좋은 영화. 혹시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된다면 꼭 참여해보고 싶은 작품. 힘 대 힘을 이룰 가상 캐스팅이라면? 마동석 VS 조진웅.
와인 ‘오퍼스 원’
선물로 받은 좋은 와인 한병이 있다. ‘드라마 첫방 때 마셔야지’, ‘시청률 5% 넘으면 마시는 게 어때?’, ‘ 7%…’, ‘좋아! 10% 넘기면 무조건 마신다’, ‘종방연 때 마셔야 의미가 있을까?’ 그렇게 머릿속에서만 수없이 오픈되고 디캔팅된 채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와인 한병. 잘 뒀다가 다음 작품 시작하는 날 마셔야지!
샐러드
2020년 2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정확히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쁜 엄마> 작업을 하며 얻은 것. 드라마 장르에 대한 이해,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 그리고… 체중 15kg 증량. 팝콘은 살 안 쪄, 옥수수는 식물이잖아, 맥주는 살 안 쪄, 보리도 식물이잖아, 삼겹살은 저탄고지, 해물파전은 파가 다야, 이런저런 핑계로 먹어치운 음식들. 결국 진짜 식물만 먹어야 될 지경에 이르렀다. ‘배부르면 잠 와, 잠 자면 살 쪄….’
영화 <헝거>
맛있는 태국 음식을 구경할 마음으로 무심히 틀었던 영화. 제대로 뒤통수를 맞아버렸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본능적인 ‘허기’를 여러 의미로 재해석해 풀어내는 과정이 흥미롭다. 욕망에 대한 허기, 권력에 대한 허기, 사회적 위치에 대한 허기, 사랑에 대한 허기 그리고 그리움에 대한 허기…. 영화 속 형형색색의 요리들이 하찮고 초라하게 느껴질 만큼 메시지가 강렬하다.
최백호 <바다끝>
‘먼 아주 멀리 있는 저 바다 끝보다 까마득한 그곳에 태양처럼 뜨겁던 내 사랑을 두고 오자. 아름다웠던 나의 모든 노을빛 추억들이 저 바다에 잠겨 어두워지면 난 우리를 몰라.’ 사연 있는 사람처럼 눈물이 가득 고여 오늘도 작업은 글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