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뼈> Whale Bones
<드라이브 마이 카> <간니발> <모두 잊었으니까>의 각본가로 명성을 구가 중인 오에 다카마사의 장편 연출작이다. 그가 <고래의 뼈>로 펼치는 이야기 역시 범상치 않다. 약혼녀와 헤어진 마미야는 데이팅 앱으로 만난 여자 고등학생의 죽음을 마주한다. 그런데 이 고등학생은 아직 세상에 살아 있다.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 ‘Mimi’를 통해서다. 특정 장소에 자신의 영상을 저장하면 다른 이용자가 해당 위치에서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앱이다. 죽은 고등학생은 아스카라 불리는 Mimi의 인기 이용자였다. 죽은 아스카를 여전히 사랑하는 팬들은 도심 속에 흩뿌려진 그녀의 영상을 찾아 헤맨다. 이에 마미야는 그들을 만나 단서를 얻고 점차 아스카의 과거에 다가간다.
아스카란 이름은 명백하게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동명 등장인물을 떠올리게 하며, 아스카를 연기한 배우 아노는 실제 아이돌 출신 가수다. 종합하자면 <고래의 뼈>는 허상과 실재의 차이라는 논제 안에서 아이돌, 가상 캐릭터를 둘러싼 오타쿠 문화를 해부하는 이야기다. 서브컬처로 분류되는 해당 문화의 맥락이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잇는 주요 기제로 확장되면서 영화의 몸체를 키운다. <큐어>의 주인공 마미야처럼 <고래의 뼈> 속 마미야 역시 동시대 일본의 의식을 대변하는 셈이다. 한편 서사의 연결점을 과감히 생략하고 비트는 플롯의 구성과 편집, 장르의 공식과 관습을 해체하며 종래의 예상을 벗어나는 영화 문법이 신비하다.
상영 정보
7월 3일/ 10:30 /부천시청 어울마당
7월 5일/ 19:30 /CGV소풍 5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