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씨네스코프] ‘달짝지근해: 7510’ 촬영 현장, 달달한 만남
2023-07-14
글 : 조현나
사진 : 최성열

“다행히 지금까진 날씨 운이 따라줬다. 다음주에 태풍이 온다는데 촬영일을 비껴가길 기원 중이다.”(이한 감독) 지난해 8월31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한 펍에서 <달짝지근해: 7510>의 촬영이 진행됐다. 전날까지 쏟아지던 비는 그친 뒤였으나 후덥지근한 한여름의 열기는 여전했다. 그럼에도 스탭과 배우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촬영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8월15일 개봉예정인 <달짝지근해: 7510>은 <증인> <완득이>의 이한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제과 회사의 천재적인 연구원 치호(유해진)가 일영(김희선)을 만난 뒤로 점차 변화하는 로맨스코미디다. 배우 차인표가 치호의 철없는 형 석호로 등장하며, 치호가 다니는 제과 회사의 사장 병훈을 배우 진선규가, 도통 속내를 예측할 수 없는 은숙은 배우 한선화가 연기한다.

“오랜만에 현장에서 <씨네21>을 만나네요.” 유해진 배우가 기자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달짝지근해: 7510>은 그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코믹로맨스물이다. “웃음과 슬픔, 짠함 등 치호의 감정선이 잘 그려져서” 출연을 결심했다는 그는 “여러 아이디어를 내며 유쾌한 장면들을 살리는”(김희선) 역할을 담당했다. 촬영 당일도 이한 감독, 배우들과 대화를 나누며 디테일을 꼼꼼히 살폈다.

이날 촬영 신은 “펍을 방문한 인물들이 우연한 기회로 함께하며 가까워지는 중요한 장면”(이한 감독)이었다. 김희선과 한선화가 앞서 경쾌하게 걸어 들어오고, 두 사람의 즐거운 대화가 이어지자 “컷!”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한 감독은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을 재밌게 본 뒤 한선화를 캐스팅했다고 한다. 이날 “한달 만에 촬영 현장을 찾았다”는 한선화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은숙에 대한 애정을 보이며 화기애애한 현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영화의 주연으로 돌아온 김희선은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는 중”이라며 “솔직하고 순수하며 생활력이 강한” 점을 일영의 매력으로 꼽았다. “일영은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전지현)를 뛰어넘는 캐릭터”(이한 감독)라는 설명이 인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본래 “해오던 장르는 아니지만 시나리오가 워낙 재밌어서 해보고 싶었다”며 이한 감독은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각색할 때 염두에 둔 것은 “캐릭터들이 땅에 발붙인 인물처럼 보였으면 하는 것”이었다고. 인물들의 현실감을 높임과 동시에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주인공들이 성장하는 과정이 잘 드러나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배우들에게 세세한 디렉팅을 주는 대신, 자신이 생각해둔 인물의 전사를 공유하며 큰 가이드만 정해두는 방식을 취했다. “배우들이 자신의 해석을 자유롭게 반영하고, 또 그것을 기반으로 함께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결과적으로 캐릭터가 더 고유의 개성을 갖길 바랐다.”

진선규는 여유롭게 웃으면서도 “촬영장에서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는 뜻밖의 말을 전했다. “그런데 해진이 형과 예능 프로그램 <텐트 밖은 유럽>을 같이하면서 많이 가까워졌고, 덕분에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됐다.” 진선규는 병훈에 대해 “자기애가 강한 완벽주의자”라고 말하며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씩 바뀌는 모습을 잘 드러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한 감독은 “진선규 배우가 연기한 덕분에 병훈이 너무 나르시시스트처럼 보이지 않고 귀여운 면모가 강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배우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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