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 촬영 당시로 돌아가보자고 했을 때 배우 안소요가 떠올린 풍경은 자신이 자유롭게 연기하는 모습이었다. 흡인력 있는 시나리오에 반한 뒤, 2번의 오디션 끝에 그가 얻은 역할은 자해 치료 모임에서 만난 문정(김서형)의 퍽퍽한 삶 속을 비집고 들어가려는 3급 지적장애 여성 순남이다. 현장에서 그는 “어떤 것도 정해두지 않고 투명하게 가려고” 했다. 문정의 비밀을 들춰낼 수 있어 긴장을 안기는 순남의 예측 불가한 화법과 행동은 “김서형 배우가 주는 생생한 에너지를 따라갔다가도 튕겨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완성됐다. 사실 그는 실전에서 자유롭기 위해 철저한 사전 작업을 거쳤다. “시나리오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뒤 흡수한 걸 의도적으로 지우는 시간을 가졌다. 다시 백지상태가 되고 나서야 내 식대로 하나하나 쌓아올렸다. 그래야 인물을 한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고 들여다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안소요가 배우가 되는 과정에는 인생을 바꾼 작품 대신 “연기의 맛을 봤던 작은 순간들”이 있었다. “희곡을 읽어보라는 선생님의 주문에 신나서 집중하던 모습, 잘하니까 나중에 연기해보라는 친구들의 한마디”가 알게 모르게 가슴에 남았던 그는 연기를 갈망하며 10대를 보냈다. 대학 연극 동아리에 들어가 처음 제대로 연기했을 때는 “댐의 문이 열리듯 내 안에서 무언가가 쏟아져 나왔고 이후 연기를 더 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다니며 여기까지 왔다”. 현재 그의 차기작은 2편의 드라마다. 7월17일 공개된 <남남>에서는 경찰로, 막 촬영을 시작한 <피라미드 게임>에서는 문학 선생으로 등장한다. “모두 <더 글로리>의 경란과는 다른 톤을 가진 캐릭터”다. 앞으로도 안소요는 뜻이 좋아 직접 고른 예명 따라 ‘자유롭게 노닐며’ 연기가 있는 곳으로 걸어 들어갈 것이다.
FILMOGRAPHY
영화 2023 <파미르> 2022 <비닐하우스> 2022 <힘찬이는 자라서>(단편) 2021 <특별장학금>(단편) 2020 <더 데이>(단편) 2020 <털괴>(단편) 2019 <축복의 집> 2019 <교환학생>(단편) 2019 <임랑>(단편) 2017 <십자인대>(단편) 2015 <인 허 플레이스>
드라마 2023 <남남> 2022 <더 글로리> 2022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2020 <슬기로운 의사생활> 2019 <아름다운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