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의 얼굴에 빼곡히 주문을 써내려가는 사이비 종교의 집단의식에 잠입한 기자 시경(김채은)은 사람들이 교주에게 간절히 기도하며 무언가를 차례차례 바치는 모습을 지켜본다. <신체모음.zip>은 ‘악취’ , ‘전에 살던 사람’, ‘귀신 보는 아이’, ‘엑소시즘.넷’, ‘끈’ 그리고 다섯편을 하나로 묶어주는 ‘토막’으로 구성된 여섯명의 감독이 연출한 단편 공포영화 묶음이다. 눈, 코, 혀, 귀, 피, 머리, 몸의 각기 다른 신체 부위는 여섯개의 이야기와 얽혀 다양한 장르의 공포영화를 선보인다. 집이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현실 공포, 눈 떠보니 이웃과 시작된 데스 게임, 엑소시즘, 사이비 종교 등과 같이 기존의 공포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소재들은 단편영화에서 시도할 수 있는 방법으로 풀어내어진다. 피부를 긁어내고 신체를 훼손하는 고어에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하는 구마 의식에 이르기까지 작품마다 개성이 골고루 분포되어 다양한 취향에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다만 어떤 단편들은 화면을 통해 드러나 관객에게 전달되어 공포심을 자극하는 장면보다는 등장인물들이 겪는 공포의 리액션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점에서 공포영화로는 아쉬울 수도 있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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