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인터넷 방송 BJ. 모두에게 사랑받는 게 꿈인 <마스크걸>의 김모미. 그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진 못했으나 페이스오프 전 김모미를 연기한 배우 이한별에게만큼은 깊이 이해받았다. “모미는 일말의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직장에 계속 다니는 것도, 외모 콤플렉스가 있어도, 얼굴을 고치지 않는 것도 자신의 모습을 사랑해줄 사람이 나타날 거란 기대 때문이다. 결국 그가 성형수술을 택했다는 건 희망을 완전히 놓아버렸다는 뜻이다.” 이한별은 <마스크걸>로 데뷔하기까지 숨찬 시간을 거쳤다. 2021년 9월부터 4개월간 오디션을 치렀고 2022년 대부분을 안무 연습과 촬영을 병행하며 보냈다. 함께 만들어나가는 즐거움을 알게 된 현장에서 연기를 계속해야 할 이유를 찾았다. 2화 모텔 신은 그 즐거움을 크게 느낀 장면이었다. “주오남(안재홍)이 제발 가달라고 외치는 순간에 모미가 맞대응하지 않는 감정 처리는 현장에서 내 의견이 반영된 결과였다. 즉흥적인 시도가 오가서 가장 재밌었던 신이다.”
이한별은 모미처럼 이야기의 중심에 서고 싶은 쪽은 아니었다. 소설이든 영화든 이야기를 읽고 보는 게 좋았을 뿐이었다. 배우에 대해 진지하게 호기심을 느낀 건 무용을 접게 된 뒤 차선으로 선택한 패션 디자인 전공에 흥미를 못 느끼던 시절에 본 연극이었다. “눈을 반짝이며 혼자 2~3시간가량을 이끄는 배우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연기 학원에 다니면서 이 일을 하면 한평생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영화에 출연하고 드라마 연출부로 일하며 배우의 문을 계속 두드린 그는 마침내 <마스크걸>로 시작점에 섰다. “<소공녀> <윤희에게> 같은 잔잔한 영화를 좋아한다”라며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이한별은 새로운 마스크를 보여줄 준비가 됐다.
FILMOGRAPHY
드라마 2023 <마스크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