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임박한 어머니 곁으로 장성한 아들이 돌아온다. 창래(저스틴 전)에겐 말기암 환자인 어머니(재키 청)의 음식이 추억과 정체성의 매개다. 남자는 이제 유년 시절의 음식들을 직접 만들기 시작한다. <커밍 홈 어게인>은 간병과 요리, 회상에 잠긴 한 남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는 집의 영화다. 상실의 예감이 침묵으로 내려앉은 실내에는 현재만큼 과거의 시간도 커다랗게 똬리 튼다. <커밍 홈 어게인>의 시선은 침대 머리맡에서 벌어지는 돌봄의 시간, 불 꺼진 집 안의 시간, 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의 영화 속에 해소되지 않은 모자의 묵은 감정들이 불쑥 솟아오르는 순간들을 건져낸다. 샌프란시스코에 정착한 한인들의 애환이나 1세대 이민자인 어머니와 2세대 아들의 갈등을 반추하는 영화지만, 지나간 어떤 고통도 눈앞의 죽음보다는 격렬하지 않다는 점에서 <커밍 홈 어게인>의 목소리는 담담한 어조를 유지한다. 미국 문단에서 주목받는 한인 2세대인 이창래 작가가 1년간 어머니를 돌보며 임종을 지킨 과정을 쓴 동명의 에세이를 영화화했다. 그러나 할리우드에서 활약한 최초의 중국계 감독 중 하나인 웨인 왕 감독의 전성기 영화들을 떠올려볼 때, 한국어 대사의 어색한 처리, 숏과 리듬이 헐거운 순간들 탓에 완성도는 아쉬움을 낳는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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