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하루>로 <물안에서>에 이어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 김승윤은 홍상수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야무진 안내자였다. “톤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처음부터 편안한 느낌”이 들었던 현장, 촬영 당일에 주어지는 대본을 읽으면서도 “대사가 착 감기는 맛”을 느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그는 이 모든 게 신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떤 장면을 찍을지 알 수 없어 긴장감과 불편함을 동시에 가져야 하는 현장이 잘 맞아서 재밌었다.” 그는 <우리의 하루>에서 홍의주 시인(기주봉)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졸업 작품으로 준비 중인 영화과 4학년생 김기주를 연기했다. 이번 영화는 아웃포커싱으로 촬영됐던 <물안에서>와 달리 이목구비가 확실히 보이는 작품이었지만 달라진 촬영법에 영향을 받진 않았다. 늘 그래왔듯 “감각적인 것에 의지하며 솔직해지자”라는 자세로 임했다. 큰 질문을 던지는 배우 지망생 재원(하성국)에게 시인이 현명한 답을 줄 때마다 “진심으로 공감하고 내 생각에 잠기기도” 한 결과, 다채로운 표정 리액션이 나올 수 있었다.
김승윤은 건국대학교 영상영화학과(연기전공 18학번)에 입학하면서부터 영화를 절절히 짝사랑하기 시작했다. “그저 카메라 앞에 서면 힘이 나고, 스크린으로 관객을 만난다는 게 매력적”이란 생각에 영화학도가 됐지만 올해 졸업할 때쯤엔 “어떤 역할로든 영화계 안에 있는 것이 목표”가 됐을 만큼 영화를 좋아하게 됐다. 연출작을 졸업 작품으로 내고 시나리오 공모전에 지원하기도 했지만 그의 종착지는 결국 배우였다. “다른 일을 찾아야 하나 조급함이 들던 시기에 ‘너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교수님들의 말씀과 홍 감독님의 연락이 나를 배우의 길로 이끌었다.” 비로소 있어야 할 곳이 어딘지 확신이 선 김승윤은 하루빨리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를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
FILMOGRAPHY
영화 2023 <우리의 하루> 2023 <내 귀가 되어줘>(단편) 2023 <물안에서> 2020 <국도극장> 2019 <찬실이는 복도 많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