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 주차된 차 안에서 3명의 시체가 발견된다. 집단 자살로 추정되는 이 사건의 사망자 중 한명은 고등학생 유리(강안나)다. 엄마 혜영(장서희)은 딸 유리의 주검 앞에서 오열한다. 혜영은 딸이 자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혜영은 살인과 관련하여 유리의 친구 예나(최소윤)와 담임교사 기범(윤준원)을 고소하기에 이른다. 담당 형사들은 유리의 죽음에 과도하게 대응하는 혜영을 의아해하기 시작한다.
<독친>은 갑작스럽게 딸이 죽으면서 파국을 겪는 엄마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영화는 유리의 죽음 이전과 이후를 오가며 다양한 인물의 시선으로 사건을 입체적으로 바라본다. 모든 시선의 끝엔 언제나 엄마 혜영이 있다. ‘독이 되는 부모’라는 뜻의 신조어인 ‘독친’(毒親)을 배우 장서희가 완벽에 가깝게 구현한 연기가 눈길을 끈다. 진저리가 칠 정도로 자식에게 집착하며 삐뚤어진 모성애를 보이는 엄마와 이에 미쳐가는 딸의 모습을 통해 영화는 부모 자식간의 관계와 사랑의 의미를 재고하게 만든다. 다만 아쉬운 것은 영화가 유리의 주변 인물들의 삶까지 다루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을 잃는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