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군사반란의 9시간을 담은 <서울의 봄>이 얼어붙었던 박스오피스에 봄을 부르고 있다. 11월22일 개봉한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은 20만3839명을 기록해 (11월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앞서 블룸하우스의 호러 <프레디의 피자가게>가 누적 관객수 37만4282명으로 7일간 줄곧 박스오피스 정상에 머물렀고, 2위는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14만3030명), 3위는 마블의 <더 마블스>(65만1703명)로 외화의 점령세가 두드러졌다. <프레디의 피자가게>가 극장가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을 두고 황재현 CJ CGV 전략지원 담당은 “10대 관객의 관심도가 특히 높은 공포 장르의 영화가 수능 즈음 개봉한 점, 관객층이 넓은 12세이상관람가라는 점”을 꼽았다.
<서울의 봄>이 흥행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30일> 이후 30일 만에 한국영화가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셈이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평일에 20만명 이상이 한국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았다는 것에 반색하는 눈치다. 서지명 CJ CGV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사전 시사 반응이 워낙 좋았고, 아직 초반이긴 하나 실관람객이 평가를 매기는 CGV 골든에그지수가 98%까지 나왔다. 팬덤형 콘텐츠가 아니고서야 이렇게까지 높은 건 최근에 보기 드문 경우”라며 앞으로의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의 봄>이 침체된 한국영화 시장에 활기를 되찾아주길 바란다는 것 역시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노량: 죽음의 바다>가 12월20일, <외계+인> 2부가 2024년 1월 개봉을 확정한 상황에서 한국영화 대작 두편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서울의 봄>의 마중물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