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인터뷰] “신인 작가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적이다”, 이선유 경기콘텐츠진흥원 영상산업팀 매니저
2023-12-07
글 : 이유채

이선유 경콘진 영상산업팀 매니저는 동료가 인정하는 ‘경기 시나리오 기획개발지원 사업’ 전문가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업무를 맡아 왔고, 지자체 최초로 세계관 IP를 육성하는 변화를 꾀하며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스토리발굴 지원사업이자 일단 열리면 수백편의 작품이 접수되는 인기 공모전으로 자리 잡기까지 그의 공이 컸다. 이선유 매니저를 만나 경기 지원 사업의 변천사를 청해 들었다.

- 올해 사업을 자평한다면.

= 올해 응모작은 381편으로 지난해보다 늘었다. 호응이 괜찮았다. 지난해부터 비즈매칭 때 작품 전체를 인쇄물로 읽을 수 있는 시나리오 모니터링 룸을 운영했는데, 올해 그 자료집을 검토하기 위해 경콘진을 직접 방문한 영상 관계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철저히 보안에 신경 쓰며 계속 운영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 어떻게 시작된 사업인가.

=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작가를 육성하고 지원하고자 2017년에 시작된 사업으로 당시에는 시나리오 공모전만 열었다. 다음해에 이 사업을 맡게 됐는데, 기존과 다르게 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을 찾아가 함께해줄 것을 요청했다. 다행히 제안이 받아들여지면서 작가들에게 현직 영화감독의 멘토링과 교육 프로그램, 비즈니즈 미팅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됐다.

- 지난해에 세계관 시리즈 부문을 신설한 것이 사업의 큰 변화다.

= 영화와 시리즈간의 경계가 옅어지고 우수한 콘텐츠 IP를 확보하려는 업계의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 발맞추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DGK와 우리쪽 모두가 갖고 있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같은 세계관을 가진 작품이 우리나라에서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컸다. 지난해 공모부터 세계관 부문을 추가한 결과 총 84편의 작품이 접수됐고 최종 3편을 선정했다. ‘한국형 세계관’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지원도 시작 단계지만 잘 키워나갈 계획이다.

- 직접 참여한 작가들은 이 사업의 어떤 점이 좋다고 말하던가.

= 멘토링에 대한 작가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 작가들이 매달 제출하는 창작 보고서를 읽어보면 그 안에 담당 멘토 감독을 향한 감사로 가득 차 있다. 멘토 감독님들 모두가 정말 꼼꼼하고 세심하게 지도해주신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DGK와 함께하는 사업이다 보니 더 자기 일처럼 여기시는 것 같다. 담당자로서 감사할 따름이다.

- 매년 멘토진이 화려하다. 올해도 <담보>의 강대규 감독, <모럴센스>의 박현진 감독 등이 멘토진으로 참여했다.

= 역시나 DGK와 협업하기 때문에 가능한 조합이다. 현역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개발한다는 점이 우리 사업의 매력 포인트라는 걸 잘 알기에 멘토진 구성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강형철 감독님이나 윤제균 감독님 같은 분들을 꾸준히 모셨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 실제로 영상화된 작품이 있나.

= 3편 정도 있고, 경콘진에서 제작 지원을 한 김다민 감독의 극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가 올해 개봉 예정이다. 김다민 감독이 이 작품으로 2019년 사업에 참여했었다. 요즘 영화 시장이 어렵다 보니 실질적인 제작 단계까지 가는 데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 사업이 참여 작가들의 커리어 확장에 확실한 도움을 준다고 자부한다. 작가들이 비즈니스 매칭이나 특별교육을 통해 만난 영상 관계자들로부터 각색 등의 새로운 일을 제안받는 경우가 많다.

- 지원한 작가들의 사후관리도 이뤄지나.

= 물론이다. 사업에 참여한 작가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매년 조사하고 팔로한다. 나중에라도 제작·투자사가 어떤 작가를 만나고 싶다고 우리에게 연락해올 경우, 작가와 연결해준다. 신인 작가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것이 이 사업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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