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트롤들이 돌아왔다. <트롤> <트롤: 월드 투어>에 이어 공개되는 <트롤: 밴드 투게더>엔 전편의 주인공 파피와 브랜치가 재등장한다. 두 트롤이 브랜치의 형제들을 수소문해 전설적인 밴드 ‘브로존’을 재결합시키는 이야기다. 돌아온 건 영화뿐만이 아니다. 전편에서 주인공 파피 역의 한국어 더빙, 와니 역의 영어 더빙을 맡았던 레드벨벳의 웬디가 다시 한번 파피 목소리를 연기한다. “긍정 100%의 사랑스러운 캐릭터” 파피는 그간 대중에게 보인 웬디의 이미지와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한짝이다. 늘 파피 옆을 지키는 브랜치의 목소리 연기는 신인 보이그룹 라이즈의 은석이 맡았다. 본작의 색채, 구성이 라이즈의 음악, 무대 방식과 닮았다는 그의 말은 정확한 분석이다. 트롤 아이돌 파피, 브랜치의 춤과 노래는 무대 위의 감각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아이돌 가수의 목소리로 더 활발하고 풍성해졌다.
- 더빙을 맡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 무척 높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웬디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파피와 제가 비슷한 부분은 긍정적인 성격 같아요. 그렇지만 파피는 저보다 더더욱 사랑스러운 친구라고 생각해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그래요. 상대방과 대화할 때 “아니야”라고 말하기보단 늘 “할 수 있어!”라고 응원해주는 캐릭터니까요. 누가 봐도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그런 친구입니다.
은석 브랜치는 겉으론 조금 무던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아주 따스한 마음을 지닌 친구예요. 영화에서 형제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어요. 그래서인지 평소에 조금 침착한 제 모습과 비슷하다고 느끼시는 것 같아요. 브랜치의 따스한 마음까지도 최대한 본받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 다른 모습이라고 얘기하셨지만, 파피의 대화 방식까지도 웬디님의 평소 이미지와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웬디 그래요? (웃음) 아마도 전에 파피와 한번 만나면서 영향을 좀 받았나봐요.
- 전편에서 다소 아쉬웠던 점을 보완하려 했다고 말씀하셨어요. 어떤 점이었나요?
웬디 처음엔 너무 다 잘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영어 더빙을 듣고 따라 하거나 어떤 정답을 찾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번엔 최대한 저만의 파피를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한국어에 맞는 대사 톤을 찾고, 파피의 제스처를 더 섬세하게 살펴보면서 감정을 전하려고 했어요. “아니야. 괜찮아!”라는 똑같은 대사라도, 상황과 맥락에 따라 어조가 달라져야 하잖아요. 이런 부분까지도 최대한 놓치지 않고 표현해봤어요. 또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파피가 감정적으로 성장한 느낌까지도 잘 챙기려 했습니다.
- 은석님은 평소의 음악 취향과 <트롤: 밴드 투게더> 의 음악이 비슷해서 좋았다고 밝히셨어요.
은석 어릴 때부터 콜드플레이, 원디렉션의 노래를 좋아했어요. 그런 팝 장르 음악이 작품에 많이 담겨 있어서 무척 좋았습니다. 저희 라이즈의 음악적 지향인 ‘이모셔널 팝’은 아티스트 자신의 이야기, 감정을 표현하려는 느낌이 강해요. 영화 속 브랜치의 음악도 비슷한 측면이 많아서 더 좋았어요. 그리고 사실 <쿵푸팬더> 시리즈랑 <드래곤 길들이기>를 예전부터 많이 좋아했거든요. 같은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에 참여하게 돼서 더 많이 기뻤어요.
- 웬디님은 얼마 전에 뮤지컬 <레베카> 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레드벨벳 활동에 이어서 이번 더빙 작업까지 보여주었어요. 세 분야 모두 노래하는 일이란 점은 같아 보이는데, 어떤 차이점을 느꼈는지도 궁금해요.
웬디 우선 마음가짐은 항상 같아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은 데뷔했을 때부터 제 머릿속에 각인돼 있어요. 햇수로 데뷔 10년이 지나면서 주변 환경이 많이 변하고는 있지만, 최대한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지칠 때마다 팬 분들의 응원, 새로운 도전들이 너무 큰 힘이 되고요. 뮤지컬 활동 때는 아무래도 객석의 관객들에게 최대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데 집중했고, 애니메이션 더빙은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가장 중요했던 것 같아요. 제가 부르는 노래뿐 아니라 캐릭터의 표정과 입 모양, 제스처까지 모든 것이 잘 연결되도록 노력했어요.
- 무대 위 퍼포먼스도 일종의 연기력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알고 있어요. 애니메이션 더빙과 어떤 점이 비슷했고 달랐나요.
은석 확실히 비슷해요. 무대에서도 곡의 컨셉, 각자의 역할에 맞게 표정과 춤의 디테일을 다르게 표현해야 해요. 각자 맡은 캐릭터가 있는 셈이죠.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에도 확실하게 각 캐릭터의 성격과 개성이 뚜렷하니까 비슷하다는 느낌이 컸어요. 특히 <트롤: 밴드 투게더>엔 밴드라는 소재가 등장하니까 더 닮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 <트롤: 밴드 투게더>에서 가장 인상 깊게 느낀 부분이 있다면.
웬디 브랜치가 형제와의 우애를 보여주고, 파피도 숨겨졌던 언니 비바를 만나요. 파피와 성격이 아주 다른 언니인데, 이게 또 <트롤: 밴드 투게더>의 매력 중 하나예요. 비슷한 성격의 인물이 없고 모든 캐릭터가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있어요. 1분 1초도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은석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브랜치가 불화로 멀어졌던 형제들과 화해하고 멋진 무대를 선보이는 과정이 가장 좋았어요. 역시 남는 건 가족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웬디 그렇죠. 연말에 아주 어울리는, 가족과 함께 보며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다들 받아 가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