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유화 애니메이션이 2024년의 시작을 장식한다. <러빙 빈센트>를 연출한 D. K. 웰치먼, 휴 웰치먼 감독은 1800년대 말 폴란드 립세 마을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배경으로 야그나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야그나는 마을에서 최고로 부유한 농민 보리나와 결혼하게 되었지만 사실 이 결혼에는 엇갈리는 마음이 있다. 야그나의 의지와 달리 오로지 어머니의 욕심으로 성사된 자리인 것. 원치 않는 결혼식을 앞둔 당사자와 그를 지켜보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는 각기 다른 욕망이 충돌하고, 이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섬세한 연출을 엿볼 수 있다. <립세의 사계>는 지난 10월 폴란드에서 개봉한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폴란드 출품작으로 선정되었다. 블라디스와프 레이몬트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 <농민>을 각색한 영화는 탄탄한 스토리와 강렬한 작화, 역동적인 음악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헤우몬스키의 <인디언 서머> 등 세계유산 같은 명작들이 스크린 속에 생생히 살아나는 장면 또한 인상적이다.
씨네21
검색관련 영화
관련 인물
최신기사
-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희망의 건너편
-
[인터뷰] 배우의 역할은 국경 너머에도 있다 TCCF 포럼 참석한 네명의 대만 배우 - 에스더 리우, 커시 우, 가진동, JC 린
-
[인터뷰] ‘할리우드에는 더 많은 아시아계 프로듀서들이 필요하다’, TCCF 피칭워크숍 멘토로 대만 찾은 미야가와 에리코 <쇼군> 프로듀서
-
[기획] 대만 콘텐츠의 현주소, 아시아 영상산업의 허브로 거듭나는 TCCF - 김소미 기자의 TCCF, 대만문화콘텐츠페스티벌 방문기
-
[비평] 춤추는 몸 뒤의 포옹, <아노라> 환상을 파는 대신 인간의 물성을 보여주다
-
[비평] 돌에 맞으면 아프다, <아노라>가 미국 성 노동자를 다루는 방식
-
[기획] 깊이, 옆에서, 다르게 <아노라> 읽기 - 사회학자와 영화평론가가 <아노라>를 보는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