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이어졌던 설 연휴 극장가에 예상밖의 복병이 등장했다. 설 전에 개봉한 영화 2편(<시민덕희> <웡카>), 설 연휴를 겨냥한 한국영화 3편(<데드맨> <도그데이즈> <소풍>)과 외화 1편(<아가일>)까지 총 6편으로 꾸려졌던 연휴 대진표에 갑작스레 <건국전쟁>이 참전한 것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관한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은 나흘간 23만6천명을 불러모으며 연휴간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일반 영화들에 비해 두배 높은 좌석 판매율을 보였다. 상영관을 적게 시작한 소규모 영화가 연휴 동안 긍정적인 입소문을 바탕으로 흥행에 탄력을 받은 것” 같다며 <건국전쟁>의 스코어를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2월9~12일 나흘간 전체 박스오피스 1위는 1월31일에 개봉해 연휴 전날 관객수 100만명을 돌파한 <웡카>가 차지했다. 티모테 샬라메가 주연을 맡은 <웡카>는 나흘간 75만명을 추가로 모객하며 개봉 당일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는 같은 기간 45만8천명이 찾은 <시민덕희>에 돌아갔다. 연휴 마지막날 누적 관객수 140만명을 넘긴 <시민덕희>는 손익분기점인 180만명을 돌파하는 데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한편 설 대목을 겨냥해 2월7일 동시 개봉한 한국영화 기대작 3편 중 JK필름의 휴먼드라마 <도그데이즈>가 20만명, 범죄 추적극 <데드맨>이 14만1천명, 두 노년 여성의 삶의 여정을 담은 <소풍>이 13만6천명을 불러모으며 각각 4~6위에 올랐다. 명절에 맞춰 스크린에 걸린 한국영화 3편이 하위권에 머물렀다는 점과 더불어 3편의 총관객수(75만6천명)가 <웡카> 한편의 누적 관객수와 비슷하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결과다. 그러나 황재현 팀장은 “이번 설 연휴 전체 관객수(220만명)와 지난해 설 연휴(1월21∼24일) 관객수(263만명)가 비슷했다. 이 결과로 관객들이 연휴에 극장에서 영화 한편씩은 본다는 공식이 여전히 통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극장가에 대한 긍정적인 진단을 내놓았다. <건국전쟁>의 흥행 지속 여부와 함께 2월 말 개봉을 앞둔 기대작 2편인 <파묘> <듄: 파트2>가 극장가의 판도를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