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대결! 애니메이션’, 일하는 사람들을 울리는 애니메이션하는 사람들
2024-03-06
글 : 이유채

애니메이션 방송국에 다니는 20대 여성 히토미(요시오카 리호)는 요새 피가 마른다. 7년간 감독 데뷔를 꿈꾼 끝에 드디어 자신의 작품 방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데뷔작 <사운드백 카나데의 돌>을 한번이라도 더 손보고 싶은 상황에서 담당 프로듀서 유키시로(에모토 다스쿠)가 홍보에 참여하라며 시간을 자꾸 뺏자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사실 유독 떨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평생의 롤 모델이던 천재 감독 오우지(나카무라 도모야)의 8년 만의 복귀작 <운명전선 리델라이트>와 같은 황금시간대에 맞붙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오우지 감독의 메인 프로듀서 아리시나(오노 마치코)는 히토미와 다른 이유로 괴롭다. 오우지가 신작 발표를 앞두고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난리통에도 시간은 흘러 두 작품이 공개되고, 과연 어느 작품이 이겼느냐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시청률이 발표된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연극과 웹툰에 이어 영화화된 <대결!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하는 사람들의 진심을 다룬다. 감독뿐만 아니라 프로듀서, 각본가, 촬영감독, 작화감독, 성우, 심지어 애니메이션 방송국 임원까지 “누군가의 가슴에 박히는” 한편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거의 모든 제작진의 얼굴을 기억해 달라는 듯이 스크린에 정확히 기록한다. 애니메이션 한편이 탄생하기까지의 긴 과정도 빠짐없이 담아낸다. 무수히 반복되는 회의와 촬영, 시사 단계를 사실적으로 담아냄으로써 그들이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을 더욱 값지게 한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들의 진심은 그 업계 사람들에게만 통하는 것이 아니다. 갑작스럽게 계획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설사 누군가의 비난을 받을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 프로젝트를 완성해내는 그들의 열정은 일하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공감을 끌어내며 큰 감동을 안긴다. <대결!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두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크다. <사운드백 카나데의 돌>이 섬세한 작화로 마음을 녹인다면 <운명전선 리델라이트>는 충격적인 이미지로 시선을 끈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